타지에서 혼자 사람하나 만나지않고 공부하겠다는 다짐하나로 살려다보니 그 의지를 표현하고자 일주일 전부터 금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우울감과 죽고싶다는 생각이 너무 심해졌습니다. 보통 자살을 고민하거나 힘든일이있을때 사람들은 혼자 끙끙앓지말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힘들고 자살을 고민한다는 얘기를 했을때 저 때문에 힘들어하게 될 주변사람들은 물론이고 불효를 저지른다는 생각때문에 연락하기 싫었습니다. 차라리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는 말을 상기시키는 것이 나을거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무슨일 저지를 거 같아서 결국 저는 다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근데 참 신기하게도 거짓말같이 아까처럼 죽고싶다는 생각도, 우울한 망상도 않들고 굉장히 몽롱하면서도 아무런 후회 없이,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담배라는것이 몸에 않좋다는것은 몸으로도, 머리로도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을 해보니 제가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 해준건, 양심에 의한 갑싼 동정도, 겉으로만 듣기 좋은소리 해주던 사람도 아닌 그냥 이 담배였습니다. 기쁠때는 머리속을 상쾌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주어서 지금까지 모든일들을 잘 해온거처럼 사우나에 다녀오지 않아도 비슷한 개운함을 느낄수도 있었고, 힘들고 슬프고 오늘같이 외로울때는 가슴속을 따뜻하게 살살 어루만져 주어서 깊게 빨면 빨수록, 세게 뱉으면 뱉을수록 코와 입으로 나오는 연기들이 제 심정을 대변해주었습니다. 이제와서 보니까 지금까지 제 가슴속을 왔다가고,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담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