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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내게 남은 것은
빨래를 곱게 개는 법을 배운 것,
그것 하나이다
내 방에서 네 흔적들을
모두 치운 날
나는 혼자서 빨래를 개었다
설거지나 빨래,
함께하던 일을 혼자하게 되면
네 생각이 난다
어쩔 수 없으니 잠시
너를 생각한다
그 많은 말과 시간들이
어디로 갔는지 물으면
나는 내 옷장에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옷장에 시간을 개며
네게
주었어야 했는데
주지 못한 것들과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주었던 것들을,
잠시 생각한다.
생각이 얼룩처럼 옷에 묻는다
어쩔 수 없어 옷장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