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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게시물ID : readers_242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87kcal
추천 : 4
조회수 : 4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29 11: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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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옷장



내게 남은 것은 

빨래를 곱게 개는 법을 배운 것, 

그것 하나이다


내 방에서 네 흔적들을 

모두 치운 날 

나는 혼자서 빨래를 개었다


설거지나 빨래,

함께하던 일을 혼자하게 되면

네 생각이 난다


어쩔 수 없으니 잠시

너를 생각한다 


그 많은 말과 시간들이 

어디로 갔는지 물으면

나는 내 옷장에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옷장에 시간을 개며

네게

주었어야 했는데

주지 못한 것들과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주었던 것들을,

잠시 생각한다.


생각이 얼룩처럼 옷에 묻는다

어쩔 수 없어 옷장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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