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테러방지법안 직권상정과 필리버스터 사태를 바라보며, 정말 열심히 일하고 국민들을 위해 발벗고 뛰시는 더불어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님들을 바라보며 참 많은 감동을 받았고, 대한민국이 아직까지 바로 설 수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축제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기는 싫었으나, 문득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무시무시한 생각때문에 갑작스레 큰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이제껏 알아온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비록 가끔 한심하고 멍청한 헛짓거리를 했으나,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서는 누구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며 빠른 머리회전속도를 보여왔습니다.
이제 총선이 2개월 앞둔 상황, 역풍이 불지도 모르는 이러한 위험한 상황을 집권여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저지른 것일까요? 박근혜와 청와대에선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 채, 정의회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하라고 압박했을까요?
적어도 이제껏 보여주었던 그들은 악하고 정의롭지 못하며, 편법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왔으나 적어도 멍청하지는 않았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사실 이번 일이 어찌보면 박근혜와 청와대의 기획하에 주도된 치밀한 계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미치더군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내부 '공천권' 문제입니다.
예로부터 병법에 적혀있기를,
"내부의 분열이 예상되거나, 서로 분열되어 다툼이 일어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외적이다.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 내부 결속을 주도해야한다."
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현재 상황에 빗대어 적용시켜본다면, 놀라울만큼 흡사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근혜와 청와대는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친박위주의 의원들을 많이 당선시켜 차후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박계를 학살할 수 밖에 없겠지요.
비박계를 공천학살하면서 전혀 손가락질 받지 않을 명분. 그 것이 어쩌면 이번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역풍이 분다면, 역풍의 책임을 비박계에 넘긴다던지, 혹 이번 일이 실패한다면 비박계 및 당대표 김무성에게 책임을 묻는 형식으로 비박계 학살을 자행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보니, 이전 책상을 탕탕치며 분노를 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은 크게 박수를 치며 웃고 있지 않을까 하는 무시무시한 생각까지 듭니다. 특히 나라가 망하더라도 그들을 찍어주는 35%의 지지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더...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현재 이번 사태로 인해 강력한 내부결속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천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 묻힌 이슈가 되었습니다. 만일 이 모든 것을 청와대에서 주도했다면.... 그야말로 입법부와 국민들을 농락하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그 더러운 속내에 혀를 내두를수밖에 없다 여겨집니다.
그러니 우리는 끝까지 눈을 뜨고 이 문제에 대해 쉬이 좌시하면 안된다고 생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