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하다 이번 류준열 사건이 너무 가슴이 아파 글씁니다.
저는 일단 미술활동을 하는 예술가 겸 디자이너이고, 다분야의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류준열이 일베다!' 하는 글들을보면 절벽을 오르는듯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두부 심부름 가는길 이라는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절벽+두부를 사온다는건 정황 상 앞뒤도 하나도 맞지않고 굳이 이런 표현을 쓴것은 일베 빼박캔트다 이런 주장이 많습니다.
전 묻고 싶습니다. 정황 상 어울리지 않는 두 조합이 합쳐지면 무조건 어떤 의미가 담겨져야 하는건 가요?
저는 그림을 그릴때 우연의 효과와 의식의흐름/손가는대로 감정을 그림에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디자인작업을 할때는 명확한 타겟과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게 맞지만, 예술 활동은 행위와 행위들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죠.
전 만약 나의 모든 행위들이 연관되어져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은 획, 사용한 색깔, 사용한 도구, 재료, 이 모든게 꼭
어떤 의도로 사용되었다 라고 해석될 수 있다면 작품 활동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논리라면 작품활동은 물론, 개드립글이나 논리나 정황에
맞지않는 뜬금포 유머들은 이제 쓸 수도 없겠죠.
그리고 절벽을 오른다. 두부 심부름을 간다. 이 두가지 모티브 모두 너무나도 유머글에 쉽게 사용되는 것들이라서 두가지 모티브가 함께 사용되었다고
해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타냈다 보기도 어렵구요.
(류준열씨와 같은 86년생 아재로써, 심부름하면 두부 심부름이라는 장면이 머릿속에 있습니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두부장수 아저씨가 오시면
어머니는 얼른 내려가서 사오라고 하셨죠. 어릴적 다른 심부름은 안해도, 두부장수 트럭앞에 아이들이 동전들고 줄서 두부를 사려 기다리던 기억,
아재들은 다들 있으실겁니다. 아재인증 크흑)
각설하고 어찌되었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게 싫어 진보를 지지하는 저로써는, 확실한 증거없이 정황만으로 일베로 몰아가는 지금의 오유가
너무 가슴아프네요. 유신정권 시절, 말도안되는 이유로 정황증거 붙여가며 아티스트의 활동을 억압하고, 금지곡 금지서적만들고, 잡아다 국보법위반
범죄자 만들던 것과 지금의 오유가 뭐가 다릅니까? 혹여 류준열이 정말 일베이고 일베인증할라고 올린게 맞더라도, 정말 확실한 증거가 나오거나,
자기입으로 인정하고 말하기 전까지는 정황만으로 단정하지 말아주세요.
물론 이상황이 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왜 있는것인지 생각하고 아름다운 오유를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