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단
며칠 전 부터 미약한 두통이 있었음.
회사에 있던 귀 체온계로 재 보니 37.5°C.
메르스 의심 체온은 38°C 로 알고 있었기에 단순 두통으로 알고 안심함
#2. 전개
어제, 친구(의사)에게 두통있다며 찡찡거리다
메르스 의심 체온이 37.5°C 로 낮아졌다는 소리를 들음.
살짝 멘붕이 옴.
특히 일 때문에 저번주, 특정 병원에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음
(단, 그 병원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방문한 적 없다고 함)
#3. 갈등
메르스 상담전화에 전화함
증상-두통과 발열을 제대로 이야기하기도 전에
중동에 갔다왔는지, 환자와 대면했는지를 물음.
a. 중동은 부천 중동이나 갔을까.
b. 환자는 출퇴근중에 내가 마주쳤는지 알 게 뭐냐
지하철에서 엉덩이 마주치던 아저씨가 환자인지 아닌지 난 모른다
c. 단, 저번주 특정 병원에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위 세 가지로 답변하자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 보라고 함
#4. 위기
보건소 방문.
이러이러한 증상이 있고, 상담전화 해 보니 가 보래서 왔다고 말함
중동에 갔다왔는지, 환자와 대면했는지를 물음.
다시, 위 abc 항목으로 대답하자 검사 못 해준다 함.
중동에 갔다오거나 환자와 대면한 사람만 검사가 가능하다고.
살짝 어이 터짐.
아니, 그럼 상담시에는 뭐하러 병원에 가라고 한 거지? 검사도 안 해 줄거면서?
아, 병원 가서 감염 당하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5. 절정
괜히 바쁜 시간에 보건소까지 왔다갔다 했는데
그것도 아무런 처치나 검사도 없이, 중동방문이나 환자대면 질문만 하고 끝나니까
살짝 기분이 상해서 비꼼 (뭐, 내 성격이 더러운 건 맞음)
그럼, 격리되지 않은 환자가 돌아다녀서
제가 감염되어도 그 사람이 환자인 줄 모르면 전 검사 못 받겠네요?
라고 물어보니, 검사 원칙이 그러하고 그 외에는 검사 못 한다는 답변만 반복.
저, 오늘 지하철로 퇴근할 예정입니다만, 상관 없습니까 그럼?
라고 물어보니 환자도 아니고 격리대상도 아니시니 괜찮으시다고 함.
6. 결말
나는 얼굴만 보고 메르스 환자인 줄 알아보는 능력이 없으니
격리되지 않은 환자와 접촉해도 환자와 접촉했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고
그럼 도대체 일반인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증상이 있느냐
지금 내 증상인 발열에, 뭐 복통과 설사, 거기에 호흡곤란까지 있으면 검사 해 주냐
라고 질문.
그럼 병원에 일단 오시겠고, 병원에서 판단해서 필요시 검사 할 거라고 답변.
아, 그렇구나.
일반인이 밖에서, 그러니까
'지역감염'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없는 거구나.
...
납득하며 지하철로 퇴근했습니다.
p.s.
단순 두통인지, 푹 자고 일어난 오늘 아침에는 열도 내리고 두통도 가라앉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