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댓글에도 썼던 얘기고 꽤 지난 일이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보아요... 아직도 절 괴롭히고 있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저도 그 글과 같은 착각남? 만난 경험이 있어요
스무살때 같은 과 동기에 오티에서도 같은 조였던 남자애였어요
오티때, 같은 조임에도 불구하고 저랑 말도 몇 마디 안해봤어요. 제가 낯을 가리기도 하고 여고를 나왔어서 그런지 그때는 남자애들이 다 어색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오티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개인톡이 오더라구요 조심히 가라고. 그래서 그냥 너도 조심히 가~ ㅎㅎ 개강하고 보자~ 이렇게 보내고 말았습니다.
근데 그게 시작이였어여....
그 날부터 매일매일 카톡이 왔네요... 잘잤어? 밥먹었어? 카톡 프로필 바꾸면 바꿀때마다 어 이번 셀카는 어떻네, 저번 셀카는 어땠는데, 이 사진 뭐야? 어 여기 어디야? 등등ㅠㅠ
처음에는 그냥 저랑 친해지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그냥 응 아니 그래 ㅎㅎ 이런 대답 정도로... 친절하게? 착하게? 아무튼 그런 식으로 답장을 했어요.
근데 어느 날 새벽에ㅠㅠ 제가 밤 기차로 여행을 갔었어서 기차에서 기차표를 찍어서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했어요 그때가 새벽 한시? 두시? 정도 였는데 프사 바꾸자마자 갑자기 카톡이 띡 오는거에요.
어디가? 이렇게요ㅠㅜㅠㅠ 뭔가 무서워서 그 다음부터는 걔가 카톡을 보내도 잘 답장도 안하고 그랬습니다
개강하고 나서 교양강의에서 알게된 다른 과의 남자애랑 썸을 타게 되었어여 그래서 자연스럽게 걔에 대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과에서 술자리가 있어서 한번 갔더니 선배들이 저랑 걔랑 자꾸 엮는거에요 사적으로 밥 한끼 같이 한 적도 없는데... 자꾸 잘 어울린다느니 사귀라느니 그런식으로 그래서 장난치지 마시라고 웃어넘겼습니다.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남자애가 기숙사 살아서 선배들하고 친했는데, 자기들끼리 술자리에서 저랑 자기랑 썸타는 중이다, 오티때부터 계속 연락했다, 곧 사귈거다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ㅠㅠㅠ 선배들은 진짜 그런줄 알고 자꾸 저랑 걔를 엮은 거였어요... 전 그것도 모르고...
아무튼 그 썸타던 다른과 남자애랑 인연이 맞아 사귀게 되었고 프사를 그 남자애랑 같이 찍은 사진으로 바꿨는데 갑자기 그 동기 남자애가 페북에다가 온갖 슬픈 글들 비련의 남주인공마냥 그런걸 싸지르더라구요.
배신감이 든다... 내가 더 다가갈걸... 넌 아니라 믿었는데... 그런 글들이요. 전 그게 저를 겨냥한 말인줄 몰랐어요ㅜㅜ
어느 순간 과에서 저는 어장관리녀가 되어있었고... 전 그때까지도 선배들이 저랑 갑자기 거리를 두는 이유를 몰랐었는데 나중에, 아주 나중에 친해진 선배에게 얘기를 듣고 보니 이런 일들이 있었더군요 하하
그 동기 남자애는 이딴 일들을 저지르고 군대에 갔고^^ 덕분에 저는 남아서 한동안 어장관리녀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았답니다^^...
여기서 가장 멘붕이였던건 걔 편을 들었던 다른 선배가 저한테 그러게 걔가 보내는 카톡에 왜 답장을 했냐고 물었을때였어요ㅋㅋㅋㅋ 아마 문채원닮은 그 여성분도 친절한 미소로 웃고 이름을 확인하려 명찰을 살피신게 죄라면 죄겠지 싶네요...
지금은 시간이 꽤 지나서 야 그래도 걔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어장관리녀 해봤다~ 이러면서ㅋㅋㅋ 웃으면서 쓰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난 멘붕이였어요ㅎㅎ 그래서 적어보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