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무엇이 경제를 움직이는가?>
당신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제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경제학 이론 따위를 공부할 필요 없다. 당신 같은 개미를 (일정 기간동안) 현혹시키려고 들이대는 헛소리일 뿐이다. 세상이 수식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것 쯤은 노벨상 받은 수학자들이 만들었다 파산한 LTCM이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세상은 수학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사람이 움직인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욕망이 움직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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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글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영구채와 경제위기의 상관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2008년에
터진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현대 금융 시스템을 설명하겠다”
B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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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브프라임>
당시 리만브러더스의 파산으로 폭팔한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개미들이 오해하는게 있다. 이 사태의 원인은 무절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문이아니다. 진짜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기반으로 한 MBS (MortgageBackedSecurity) 때문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항변하겠지만, 이건 하늘 땅 차이이다. 그리고 그 미묘한 차이로부터 경제 위기의 비밀을 드러나는 것이다.
<2. 서브프라임MBS>
MBS를 초초간단 설명하자. 미국에서 집을 사면 20년, 30년에 걸쳐 집 값의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낸다. 이렇게 오래기간에 걸쳐 발생할 예정인 미래 수익을 뭉쳐서 증권으로 만든게 MBS다. 문제는 크레딧이 나빠서 집을 살 수 없는 서브프라임 등급에 묻지마 모기지 대출을 해주고, 이것을 기반으로 MBS를 마구잡이로 발행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것은 2000년 이후 이뤄진 미국의 금융규제 자유화 (deregulation이라고 쓰고, 미친짓이라고 읽는)에 따른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때문이다.
<3.금융 수익 구조>
자, 이제 MBS를 둘러싼 황당한 상황을 시스템 관점에서 들여다보자. 시스템 운용이 아닌, 시스템운용 수익의 관점말이다. (‘수익’에 밑줄쫙)
투자은행들은 이 MBS를 발행하여, 시장에 내다 팔 때마다 수익을 올리게 된다. 자, 이런 관점에서 투자은행이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쉽다. MBS를 더 많이 발행하면 된다. MBS를 더 많이 발행하려면? 더 많은 모기지 계약이 필요하지.
더 많은 모기지 계약을 하려면? 서브프라임이든 슈퍼프라임이든 신용등급가리지 말고, 마구잡이로 대출해주란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리스크가 마구 마구 상승하는 것이다. 당연하지. 갚을 능력이 안되는 인간들에게 미친듯이 대출을
해주었으니, 모기지를 갚다가 중간에 나자빠질 확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이다. 그들은 이 리스크의 상승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해결하지 않았다.
<4.MBS 리스크의 상승>
그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인센티브 시스템에 있다.
Heist 무비를 아는가? Heist 무비란 멀리는 “스팅,” 최근의 “범죄의 재구성”이나 “인셉션” 과 같은 부류의 범죄영화쟝르를 말한다. 그런데 Heist무비에서 절대로 변하지 않는 철칙이 있다. 작업이 마무리 되면, 현장에서 노획물 (다이아몬드, 현찰, 금덩어리 같은 것들) 을 뿜빠이 한 뒤 빠이빠이한다.
바로 이러한 인센티브 시스템, 즉 <이익이 발생하면 그 자리에서 뿜빠이> 법칙이 금융기관에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MBS를 파는 순간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가 바로 내 통장에 꽂힌다. 나중에 이게 터지든 안터지든 내가 알 바 아니다.
<5.MBS 판매 작전>
여기서 또하나의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도데체 이렇게 불량한 MBS를 어떻게 판매할 수 있었을까?
세가지 신공을 발휘했다.
첫째, MBS를 제조할 때, 양질 모기지론과 저질 모기지론을 뒤섞은 뒤 이쁘게 포장했다. 겉으로 봐서는 구분도 안되고, 역추적이 불가능하다.
둘째, 은행들이 서로 서로 상대방이 발행한 MBS를 사줬다. 왜 손실을 알면서 그랬냐고 묻는다면, 부동산 떳다방을 생각하라. 그들의 일차적 목표는 무지막지한 버블의 생성이니까.
셋째, 이렇게 만들어낸 정체불명의 MBS에 AA... 등급을 마구 찍어줬다. 누가 그랬냐구? 누구긴 누구야. 신용평가사들이지.
그럼 왜 그들은 불량품인지 알면서 AA...등급을 마구잡이로 찍어줬을까? 여기도 인센티브 시스템이 적용된다. 신용평가사들은 AAA등급을 많이 발급할 수록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으니까.
<6. 대마불사>
이러한 현장 이익분배 수익구조 덕분에 경제위기때 월가의 수많은 금융기관이 망했고, 대형펀드들이 파산했지만, 그들은 눈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왜? 이미 이익이 발생하는 순간 다 나눠가졌거든. 그런데 대마들은 여기서 한 술 더 떴다 (역시 대마는 다르다). 그렇게 해쳐먹고 나서, 막상 버블이 터지자, 우리 망하면 세계경제 붕괴한다며 정부를 협박해 세금을 털어먹었다. 어떻게 정부가 그럴 수 있냐고 항변한다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누가 뽑아줬는데..이 정도는 해줘야하는거 아냐?”
정부의 세금 몰아주기로 2008년 금융위기를 넘긴 월가의 CEO들이 수억불의 보너스를 받았을때 그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안하지만, 그들은 이익의 극대화의 실현이라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므로, 약속된 성과급을 받아갔을 뿐이다.
<7. 버블 생성 및 붕괴>
나는 서브프라임 기반의 MBS 사태를 통해 메이저 금융시스템의 동작원리를 여러분에게 설명해줬다. 그들이 서브프라임기반의 MBS발행할 때, 이게 터질 줄 몰랐을까? 알고 있었지.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그들은 터지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자기들의 임무 (MBS무차별 발행을 통한 버블의 생성) 를 완수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먹으면 끝이다.
나머지는 버블 붕괴 그룹이 알아서 할테니까.
<에필로그>
그렇다면 내가 왜 MBS를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의 구동원리를 설명해주었을까? 그 이유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4년전 경제위기를 지난 이후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지금 영구채를 발행하는 주체와 금융시스템이 정확히 4년 전 경제 위기를 만들었던 장본인들인 것이다. 그들은 지금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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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3번째 글에서는
채권시장의 붕괴와 경제위기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설명하겠다.
B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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