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볼려다 손발이 오그리 되면서 내 항마력이 고통을 치는데...
더는 못읽겠더라구요... 하....
만약 이기사를 내가 썼다면 이불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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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中-
여러분은 이제부터 46살 노총각 최모모씨의 11번째 맞선 현장을 직접 보시게 될 겁니다. 최모모씨는 남보다 키는 좀 작지만 그렇게 외모가 떨어지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 그가 밝힌, 여친을 못 만드는 치명적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유머 감각이 남보다 뒤처져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번 11번째 맞선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상대방 여성을 웃겨볼 작정입니다. 뭐, 꼭 그 여성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도 남을 웃겨볼 수 있는지 가늠해보고 싶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의 11번째 맞선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지금 시각은 오후 3시55분. 장소는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부근 한 레스토랑입니다. 상대 여성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보면, 나이 38살, 직업은 네일 아티스트라네요. 최모모씨는 긴장된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 그녀를 기다려봅니다. 4시5분. 노란 블라우스에 흰색 치마를 입은 그녀가 노총각 최모모씨 테이블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입니다. 눈에 확 띄는 미인은 아니어도 수수해 보이는 게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자, 이제부터 최모모씨가 어떻게 그녀를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웃기나 한번 볼까요?
“직업이 네일 아티스트?
그럼 오늘 일 안 하셨나요?
네일 아티스트니까
내일 일하는 거잖아요, 큭큭”
여: 저, 혹시, 최모모씨?
남: 아, 네, 처음 뵙겠습니다. 최모모라고 합니다.
여: 차가 좀 막혀서…. 늦어서 죄송합니다.
남: 아닙니다.
(보자마자 그녀를 웃겨 서로의 거리를 좁힐 찬스를 엿보던 순간, 최모모씨의 유머가 번뜩였습니다.)
남: 혹시 영화배우 리차드 기어 아시나요?
여: 네? 네. 그런데요?
남: 하루는 리차드 기어가 약속시간에 너무 늦어서 운전기사에게 좀 빨리 갈 수 없느냐고 하자, 운전기사가 알았다며 천천히 가던 앞차를 향해 ‘빵빵’ 경적을 울렸답니다.
여: 그런데요?
남: 그러자 화가 났던지 앞차 운전자가 내려서 리차드 기어 운전기사에게 한 말이 뭔지 아세요?
여: ?
남: 야! 니차두 기어!! 큭큭큭큭.
여: 네? 니차두 기어…. 아하, 리차드 기어… 니차두 기어… 재밌네요.
(하지만 여자의 표정에 웃음기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최모모씨는 여자의 외마디 “재밌네요”에 이미 자신감을 얻은 상태였죠.)
여: 차는 뭐로 하실래요?
남: 하하. 차는 소형차가 좋죠.
여: 네? 아아! 차, 소형차. 모닝이나 프라이드 같은? 그것도 좋지만 우리가 함께 마실 차는 뭘로?
(여자, 슬슬 여길 왜 왔나 싶어집니다.)
남: 전 ‘돈 갚았잖아요’로 할게요.
여: 네?
남: 아, 카푸치노요. ‘카푸치노’, ‘갚았잖아요’, 비슷하죠? 하하하~.
여: ….
(내친김에 하나 더 얹는 최모모씨.)
남: 오늘 식사는 좀 이따, 에스에스 제이비 어때요?
여: 네? 에스에스 제이비라면?
남: 삼선짬뽕이요. 에스에스 제이비, 삼선짬뽕. 큭큭큭.
여: 아아….
남: 근데 요즘 요리엔 엠에스쥐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여: 네? 쥐요?
남: 엠에스쥐, 엠에스지, 맛소금. 큭큭큭.
여: ….
남: 직업이 네일 아티스트라고 들었는데, 그럼 오늘은 일 안 하셨나요? 네일 아티스트시니까. 내일 일하시는 거잖아요. 큭큭.
여: ….
(이제 여자, 얼른 집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남: 제가 근데 요즘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여: 네? 아아. 그럼 병원에 가보셔야.
(여자, 핑계 삼아 얼른 이 대책 없는 남자를 병원에라도 보내고 싶어졌죠.)
남: 그렇죠?
여: 그럼요. 몸 안 좋으면 병원부터 가보셔야.
남: 근데, 지금 4시가 넘어서….
여: 네? 병원은 6시까지 아닌가요?
남: 아뇨. 위가 안 좋아서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데, 내시경은 오후 4시경에 가야지 5시경에 갈 수는 없잖아요. 하하, 하하하, 하하하.
(이 남자, 정말 대단합니다.)
여: 아아, 내시경. 근데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남: 네? 한 가지 말고. 한 오이는 어떨까요? 아니면 한 상추? 크하하.
여: 오늘 뭐, 화나시는 일 있으셨나요?
남: 네?
여: 아니면, 제가 뭘 잘못했나요?
(남자, 당황했지만, 여기서 밀리면 끝이다 싶어 얼른 말을 돌립니다.)
남: 아 참, 혹시 발레 좋아하세요?
여: 네? 발레는 왜?
남: 호주랑 우리나라랑 원래 사이가 안 좋았나요? 발레 제목이 <호주까기 인형>.
여: 네? 그건 <호두까기 인형>인데.
남: 아, 조크죠, 조크. 하하하하.
(여자, 이쯤 되면 탁자 위 컵에 담긴 물이라도 뿌리고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맞선 주선자의 얼굴이 떠올라 조금만 더 참아보기로 합니다.)
남: 미드 좋아하시죠?
여: 네? 네.
남: 전 미드보다는 어드를 좋아합니다. 어린이 드라마 ‘어드’. 하하.
여: 아, 네….
(여자, 이젠 좀 지친 듯 대충 대꾸만 해줍니다.)
남: 요즘 미드 중엔 <셜록>이 제일 재밌던데. 그거 아세요? 셜록이 매일 마시는 차가 무슨 차인지?
여: 혹시, 설록차?
남: 어? 어떻게 아셨어요? 대단하다!
(여자, 자신도 모르게 정답을 맞혔다는 말에 은근 기분이 좋아집니다.)
남: 요즘 아재개그가 각광받고 있는 거 아시죠?
여: 뭐, 들은 거 같긴 해요.
남: 근데, 불교에서도 아재개그를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면서요?
여: (자기도 모르게 염불 외듯) 아제아제 바라아제….
남: 우와~ 대박! 저랑 필이 통하시나 봐요.
(여자, 남들이 하면 그렇게 비웃었던 아재개그를, 자신이 직접, 그것도 처음 본 사람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이런 얘기들을 주고받고 밥 먹고 그날의 맞선은 끝났다고 하는데요. 이랬던 커플이 얼마 전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고 합니다. 주례자가 엄숙하게 “신랑, 신부, 맞…” 하자 둘이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남·여: (동시에) 맞고소? 큭큭큭큭.
아재개그도 이쯤 되면 이 시대에 없어선 안 될 청량음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청량리 음료’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큭큭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