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친구 중에는 대학 교수가 많다. 아내 말로는 하나 같이 양심적이고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제 모임에서 자기 친구가 말한 것을 그가 전해주었다.
시내 모 대학 인문학과 교수인 아내 친구에 의하면 자기 학교에서 사람을 뽑는 중이라고 한다. 조교수가 아니라 부설 연구소 연구원을 뽑고 있다. 최종 후보자가 세 명으로 좁혀져 동료 교수들과 인터뷰를 했다.
우연히도 세 명 모두 외고를 나와 직접 유학을 갔거나 국내 대학을 1~2년 다니다가 미국 대학에 일찌감치 전학 갔던 사람이라고 한다. 각각 하바드 박사, 예일 박사, 시카고 박사였다. 그것도 꾸역꾸역 겨우 박사 학위 하나 받아낸 자기들과 달리 이미 학자로서 발표한 우수한 논문들도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너무 훌륭한 사람들인데 그 중의 하나만 뽑아야 하고, 그것도 교수도 아닌 자리를 준다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인터뷰를 같이 하고 있는 동료 교수들을 둘러봤다고. 갑자기 자기 동료들이 미워지고 자기 자신이 창피했다고 한다. 그가 보기엔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는 50대 교수들이 (자기 포함) 응모한 30대 중반인 젊은 학자들에 비하면 학자로서의 실력이 떨어진단다. 그런 주제에 자기들은 교수랍시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이들을 뽑는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자기들은 고성장 시기에 대학교 자리가 빠르게 늘면서 비교적 쉽게 자리를 잡았는데 지금 세대는 좋은 실력을 갖고도 취직이 안되니 말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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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맞다고 생각되네요
출처 | https://www.facebook.com/jinhyung.chu/posts/8281297739970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