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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에게 받은 편지
게시물ID : readers_24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u2
추천 : 4
조회수 : 3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14 01: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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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은 오늘 같은 미래가 있기를 바랬을까? 
모두들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만 정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수많은 갈랫길을 아슬아슬하게 더듬어가며 걸어가고 있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나 또한 단지 누군가가 만들어 놓았던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배려가 보이지 않고 가끔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 마다 이 험한 언덕길을 돌아설까 고민한다.
하지만 더 이상 뒤로 물러서기에는 남은 시간이 없기에 다시 한걸음 내디뎌 본다.

옛날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던 항해사들은 북극성을 따라 키를 돌렸고, 콜롬버스는 이 노련한 항해사와 함께 바람을 타고 신대륙으로 향했다.
세계를 정복하던 로마 군인들은 선두에선 독수리 깃발을 따라 그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가는 길이 곧 길이 되었다.
그럼 지금 이 길 위에 서 있는 나는 무엇을 따라 걸어야 할까?

누군가 나에게 길을 물을 때가 있다. 마치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 것 처럼... 그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글쎄요." 라고 말이다.
나는 다시 이 돌부리 박힌 거친 자갈길에서 뒤를 돌아본다. 이 언덕을 오르면 그 끝에는 뭐가 있을까?

이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나는 도저히 그 발걸음을 계속할 수 가 없다. 
여기까지 온 나 자신에 대한 후회와 길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오랫동안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사냥감을 덮치는 호랑이 처럼 나를 덮친다.

나는 감당할 수 없어 다시 지팡이를 의지해 일어선다.
쉴만한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이 언덕에는 오직 낮은 풀들이 바람에 따라 흔들대고, 캄캄한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들만이 이 길을 유혹한다.
하늘 끝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별들의 강이 이길 끝에 이르는 지평선에 맞닿아있고 온 하늘은 천천히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또 한번 거친 바람이 언덕 아래로 이 들판을 쓸어내린다.
나는 밀려오는 바람에 고개를 돌려보지만 옷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바람이 한차례 지나가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본다.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주저 앉겠지만 오늘밤은 갈 수 있을때 까지는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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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어느 때에 내가 쓴 글인데 막 30이 된 나는 이 길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아마 그 길에서 돌아설 때, 그때 꾸었던 꿈도 소망도 잊어버렸나 봅니다.

혹시나 그 때의 꿈이 소망이 다시 나를 찾을까 맟춤법도 어순도 고치지 않은 체 종이에 쓰인 그대로 적어봅니다.
출처 옛날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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