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조응천? 방귀 뀌고 성내는 꼴
조응천 씨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권 주요인사들 관련 정보를 관리한 점을 의식한 발언입니다. 이때 얻은 정보를 이른바 ‘저격용 탄환’으로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인 것이죠.
충분히 내놓을 만한 주장입니다. 다른 데는 몰라도 새누리당이라면 정말, 진심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자기들이 그랬으니 남도 그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입니다.
당장 떠오르는 몇 개의 사례가 있습니다.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인사들은 NLL 대화록을 꺼내든 적이 있습니다. 문재인 당시 후보를 구석에 몰기 위해 공개해서는 안 되는 대통령 기록물까지 까발렸습니다.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한창일 때 어떤 새누리당 의원은 불법사찰의 주역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청부를 받아 사찰 자료를 근거로 사찰 피해자를 공격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개해서는 안 되는 기밀 문서나 불법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정보를 갖고 특정인을 정치적으로 저격하는 데 새누리당 인사들이 직접 뛰어든 겁니다.
과거의 두 장면이 교차하는 이 지점에서 새누리당의 우려를 들으니 절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는 말입니다.
새누리당의 우려는 적반하장의 성격 뿐만 아니라 시각교란의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이 또한 두 사례만 제시해보겠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국세청을 동원해 뒷조사를 했고, 검찰은 바통을 이어받아 수사하면서 미확인 정보와 거짓 정보까지 언론에 흘렸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 정치적 십자포화를 날렸고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에 이어 증거인멸 추문이 이어지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은 ‘나도 사찰의 피해자’라면서 국정원의 뒷조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이 두 사례가 증명하는 건 X파일이 여러 군데서 작성될 수 있고, 권력이 마음만 먹으면 그 X파일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 이 가능성은 일개 전직 비서관의 소총 저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권력의 조직적인 대포 공격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기에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게다가 음지에서, 공작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악성의 정도도 확연히 다릅니다. 우려하고 걱정할 요량이라면 먼저 이것부터 체크해야 합니다. 헌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
한 마디만 더 추가하죠. 조응천 전 비서관이 설령 X파일을 갖고 있더라도 그건 새발의 피일 뿐만 아니라 쭉정이 일지모릅니다. 그래서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문건을 ‘찌라시’로 규정한 바 있지 않습니까? 박 대통령의 규정에 따르면 뭐가 걱정입니까? 설령 조응천 전 비서관이 X파일을 갖고 정치적 저격에 나서더라도 탄환은
공포탄이요, 저격의 결과는 오발일 것이며, 그 정치적 후과는 역풍일텐데 뭐가 걱정이란 말입니까?
우려를 하고 추측을 하더라도 뒤를 돌아보면서 하길 바랍니다 . 자기들의 과거 전력을 되살피고 자신들의 이전 언행을 복기 하면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화를 방지하길 정중히 권고 합니다 .
<<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