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법원은 '성추행'이라는 표현을
그리고 인권위는 '성희롱'이라는 표현을 썼다.
두 표현의 공통점은 '성폭력'이라는 점이다. 두 단어의 의미는 다르지만 결국 성범죄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단, 성희롱의 경우 좀 더 경범죄로 인지될만큼 법적 책임이 무겁지 않다.
그렇다면 왜 법원은 성추행이 있었음을 인정했는데 인권위는 성희롱이라는 단어를 썼나?
일단 인권위의 변명을 들어보자면
'성추행이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원래 우리는 성추행을 성희롱으로 표현해왔다'
라는 개짓는 소리를 한다. 즉, 성추행은 있었으나 우리는 인권위 내부 법으로 인해 성희롱으로 쓴다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개소리냐면 얘네들이 그동안 써왔던 문건들을 보면 성희롱, 성추행을 구분해서 써왔다.
근데 또 웃긴건 인원위 내부 법에는 또 성희롱이라는 표현이 성추행을 포함하는건 팩트다.
그렇다면 왜? 성희롱이라고 했을까?
난 처음 인권위로부터 이 판단이 나왔을때 성추행은 객관적 증거가 없으니 입증하기 힘들었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왜냐면 추행이라는건 주변에 객관적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밝히기 위해선 증언이나 그동안의 행적등에 의존해야 한다.
근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인권위 성희롱 발표에 맞춰 마치 짠듯이 민주당과 서울시는 성희롱을 인정했다. 그리고 사과를 구한다고 했다.
처음엔 이게 진솔한 사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서라도 사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내가 많이 순진했던 것 같다. 정말 많이 순진했던 것 같다.
박원순이 비서에게 성범죄를 저지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다.
그건 주변인들 증언이나 비서가 성폭력 상담등을 했던 이력만으로도 대부분 밝혀진다.
하지만 여당은 이제껏 그것을 인정하지 않아왔다.
경찰은 수사 의지가 없었고 법원은 핸드폰을 성폭력 수사를 위해 열람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어쩌면 민주당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울 희대의 개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 여당이 성희롱 발표가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사과를 했다.
처음엔 이유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냥 이제 인정하기로 한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다.
처음부터 인권위 발표는 그럴 목적으로 '성추행'이 아닌 '성희롱'으로 나온것이다.
왜?
성희롱은 경범죄니까.
사소한 말실수로도 성립이 되는게 성희롱이니까.
사람들은 이걸 가볍게 여긴다.
어차피 계속 숨길수도 없는거.
그래~했다 했어~
근데 성추행은 아니라 성희롱이야. 가벼운거야. 사과할께. 됐지??
이게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다. 민주당의 사과에는 어디에도 '성추행'이 없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에도 '성추행'에 대한건 없다. '성희롱'만 있을뿐이다.
현재 이 프레임으로 계속 박원순 쉴드치는 친문 세력들도 많다.
솔직히 이런 짓을 하는게 박근혜 정부였거나 국짐이었으면 이 분노는 덜했을 것 같다.
근데 젠더 평등을 외치며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을 외치던 정당에서 이러면 안되는거다.
저 미련 곰탱이들 모인 정의당조차 김종철을 내쳤는데 민주당은 못했다.
이 사건은 대대손손 수치스러운 역사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민주당에서 젠더 문제를 다룰 수 있겠는가?
그럴 자격이 앞으로 민주당엔 없다.
민주당은 절대 그랬으면 안돼는 일을 이번에 벌였다.
그리고 덕분에 박원순은 경범죄 수준의 성희롱때문에 도덕적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최초의 정치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