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내 벌어지는 모든 심판판정의 컨트롤타워인 ‘KBO 비디오판독센터’가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때를 지난 20일 밤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로 돌려보자. 손아섭(롯데)이 1-4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손아섭은 상대 선발투수 윤성환의 2구째 140km 직구를 공략, 좌중간 외야 담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손아섭의 타구는 담장 위의 노란선과 담장 뒤에 설치된 철조망을 차례로 맞은 뒤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홈런.
이 때 삼성 측에서 홈런 판정과 관련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그리고 비디오판독센터는 홈런을 2루타로 판정 번복했다. 중계화면 상 타구는 담장 위 노란색 라인을 맞고 뒤쪽의 철제 울타리를 맞았지만 판정을 총괄하는 비디오판독센터의 눈은 달랐다. KBO 측은 뒤늦게 비디오판독이 잘못됐다고 시인했으나 손아섭의 타구가 이미 2루타로 기록된 뒤였다. 롯데는 이날 연장 끝에 삼성과 4-4 무승부를 거뒀다.
비디오판독센터는 시즌을 앞두고 KBO가 판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KBO 측은 설립 당시 “공정한 경기운영을 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판독센터에 대한 신뢰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판독 시간이 지나치게 지연돼 선수들 컨디션에 영향을 끼치는가 하면 판독센터에서 내려진 판정이 번복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심판합의판정' 시절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이번 오심은 단순히 롯데의 잃어버린 득점을 떠나 신뢰의 문제로 떠넘겨진다. KBO 비디오판독센터는 경기장 내 벌어지는 모든 판정을 총 감독하는 최고기관이다. 더그아웃에서 판독을 요청하면 코칭스탭, 선수 및 팬들은 하염없이 헤드폰을 낀 심판의 판정만을 기다린다. 아울러, 규정 상 비디오판독에 의해 판정이 내려지면 양 팀 벤치는 무조건 이를 수용해야 한다. 결과를 놓고 심판에게 항의하면 무조건 퇴장이다.
야구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등 모든 조직의 컨트롤타워가 신뢰를 잃으면 돌파구를 찾을 길이 없다. KBO는 당연히 시즌 종료와 함께 첫 시즌을 치른 비디오판독센터 사후강평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야겠지만 문제는 올 시즌이 포스트시즌을 포함 아직 3개월 가까이 남아있다. 오심을 인정한 KBO 측의 담당자 징계 및 향후 개선 방안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721130004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