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출력한 이 메모지는 하나의 문장인데도 서로 글씨 크기가 다르거나 아랍어의 기본적인 어문 규칙도 따르지 않는 등 비전문가가 작성한 조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아랍어뉴스팀과 특파원이 있는 이집트 카이로 지사가 2일 분석한 인천공항 협박범의 메모를 보면 전체 2개 문장 가운데 '이것이 마지막 경고이다'라는 첫 문장은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 완벽한 아랍어였다.
그러나 구글 번역기에 해당 문장을 한글로 입력하면 문법이나 단어가 틀리지 않은 아랍어로 자동 변환된다. 'This Is last warning'이라는 영어 문장을 입력해도 마찬가지다. 용의자가 한국인이거나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외국인일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대목이다.
첫 문장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 두 번째 줄은 한국어로 해석하면 '너에게 속한'이라는 의미의 아랍어 단어가 나열돼 있지만 아랍어 정관사 '알(al)'이 빠져 있어 문법적으로 틀렸고, 해석을 하면 앞 문장과의 의미 연관성도 떨어진다.
첫 번째 줄과 두 번째 줄 문장은 컴퓨터 글씨체 크기도 서로 다르다. 경찰은 이 두 번째 줄 단어를 '당신에게 보내는'이라는 의미로 해석한 바 있다.
폭발물의심물체가 발견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화장실 앞에서 경계근무 중인 공항경찰대원들 용의자가 작성한 협박성 메모에서 아랍어 작성 규칙이 틀린 문장도 발견됐다.
기본적으로 아랍어는 한글이나 영어와는 반대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문장을 써나간다. 그러나 인천공항 협박범이 쓴 메모지를 보면 첫 번째 문장은 이 규칙을 따랐으나 '알라가 알라를 처벌한다"로 해석되는 두 번째 문장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글자를 썼다. 이는 마침표가 문장이 시작돼야 하는 우측에 찍혀 있는 사실로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할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