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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시각은 유지하더라도 졸렬한 방법으로 비난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게시물ID : sisa_658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erkis
추천 : 17
조회수 : 690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6/02/02 16:35:26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정치인의 언행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정치인의 언행 하나 하나에 주목하기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역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는게 더 중요합니다. 즉 지금과 같은 정치적 난맥상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정치인 개인의 소명 의식보다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우선입니다. 그것이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기도 하고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소신과 인간적 면모가 자신들의 안위에만 천착하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높은 신망을 받고 있는 이유겠지요. 

그러나 모든 정치인들에게 민주 정부의 두 전직 대통령이나 문 대표님만큼의 정치적 철학과 신념을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다수의 범야권 지지층이 인지하고 있듯이 현재 여의도 정가에 삶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정치적 신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들 역시 자신의 정치 철학을 현실 세계에 관철시키기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 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그렇게 권력 지향적이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의 현실이지요. 존재하는 현상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아래에서 이철희 소장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더민주에 입당하기 전부터 일부 오유 유저분들 사이에서 그가 김한길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그 동안 정치 평론가로서 더민주와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친노 진영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영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는 것은 시사게 유저라면 대부분 주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소위 경쟁 관계에 있는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 중 유독 문재인 대표와 친노 진영을 향해 비판적인 정치 평론을 하면서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던 이들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님께서 그를 영입한 목적이 존재하겠지요. 

단순히 적으로 두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서 고육지책 내지 전략적 선택 차원일 수도 있고 이철희라는 사람이 지닌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적 식견이 총선 과정에서 더민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치 공학적 계산이 깔려 있는 선택의 일환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적 하에 그의 영입이 이루어졌든 이제 그가 더민주의 일원으로서 총선과 차기 대선 과정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해 주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비록 그가 그 동안 문재인 대표와 친노 진영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더라도 당의 내홍과 분란의 핵심이었던 김한길을 위시한 비노 진영과 동일시해서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삼가해야 합니다.

일례로 줄곧 김한길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이유로 의심으로 눈초리를 보내다가 김한길이 더민주를 탈당한 것과는 달리 이철희 소장이 더민주에 입당한 것과 관련해 이제는 그가 손학규의 최측근이었다면서 비판의 칼날을 비틀어 들이대는 것은 참 졸렬한 행위입니다. 단순히 그의 정치 이력을 문제 삼아 비판한다면 그가 국민의 정부에서 비서실 행정관이었다는 사실과 참여 정부 선대위 출신이라는 사실은 외면하고 김한길 보좌관 이력과 손학규 당대표 시절의 이력만 문제 삼는 것는 것은 오직 그들과의 인연을 이유로 맹목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라는 반론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그 동안 친노에 대한 비판적 언행 때문에 경계심을 갖는 것은 응당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식의 비판은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977

더불어 오늘 비판의 대상이 된 이철희의 발언을 살펴 보면 결코 스스로 친노와 친박의 공존 관계를 설정하거나 긍정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워딩 자체를 곡해해 강경파 지지자들의 부질 없는 적개심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프레시안 기사에서 인용한 이철희 발언의 골자는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친노를 소환하면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이른바 "친박과 친노의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프레임이 형성되고 야권이 이러한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되는 순간 승리를 도모하기 어려운만큼 이를 깨야 한다로 귀결됩니다. 이철희 소장은 새누리당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선거 전략상 패인라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지 친박 - 친노의 공존 관계 실체를 인정한게 아닙니다.

소위 "친노와 OO은 적대적 공생 관계다"라는 인식은 비단 새누리당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른바 깨시민을 까기 위한 일부 극단적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서도 흔히 비판의 무기로 인용되던 표현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 변호인에 대한 비평을 남기면서 일베와 친노가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개소리로 논란을 부추겼던 허지웅 같은 부류가 대표적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과 그런 인식이 잘못된 프레임이니 깨야 한다라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 간극을 철저히 무시한 채 자신의 입맛대로 상대방의 워딩을 곡해하는 것이야말로 저들과 다를 바 없는 행태 아니겠습니까. 비판적 시각은 유지하되 졸렬한 방법은 자제합시다. 사실 관계도 왜곡하지 맙시다.

이철희라는 인물에 대한 비판이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 자체는 사실 개인의 호불호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으로서 한 개인을 평가할 때 상기한 바와 같이 모든 잣대를 두 전직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표와 같은 수준에서 평가하려 든다면 살아 남을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더구나 이철희와 같이 정치 평론가의 입장에서 모두 까기를 하는 중에 특정 진영에 상대적으로 날선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같은 진영에 몸 담게 되고 선대위에 주요 보직을 맡게 된 이 순간까지도 지난 발언들을 지속적으로 들추어내어 현재의 언행들에 대한 평가 잣대로 인용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의 행보가 이전처럼 실제로 더민주에 해악이 되는 경우에만 까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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