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징어입니다
요즘 성희롱 썰이 많이 올라와서 저도 기억나는 사건 올려보려구요
많은 썰들 읽으면서 성희롱? 성추행? 이 정말 만~~~연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고 갑니다.
초딩때 친구들하고 하교길에 떡볶이를 먹고
눈누난나 집에가고 있었어요.
제일친했던 A랑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아서 함께 걸어가고 있는데
아 글쎄 떡볶이가 맵다고 물을 오지게 먹은 이녀석이 쉬가 마렵다고 징징 대는 겁니다.
분식집에서 아파트 까지는 걸어서 약 10분거리인데 반쯤 다와서 징징대니
그럼 근처 공원에있는 공중화장실을 가자고 했어요
그 화장실은 그냥 평범한 공중 화장실이었슴다
공원 안쪽에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나뉘어져 있는 그런 구조였어요.
친구가 뛰쳐 들어가자 괜시리 저도 마려운겁니다
여자화장실 철문을 열면 변기가 있는 칸이 두개가 있었어요.
친구는 왼쪽 저는 오른쪽.
들어가서 떡볶이가 어땠네 분식집 아주머니 성격이 어떻네 잡담을 하며 일(!?)을 봤습니다.
볼일 보는 중에 화장실 철문 닫히는 소리가 났지만 그냥 우리가 열고 들어온 문이 자연스레 닫힌 거라 생각했습니다.
친구는 먼저 볼일을 다 봤는지 칸의 문을 여는 소리가 나더군요.
나: "야 다쌌어? 좀만 기둘 나 바지만 올리고"
A: ...
대답없는 친구를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할만큼 빠르게 저도 화장실 칸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진짜 눈 앞에 해괴망측한 상황이 벌어졌슴다
왠 아저씨 (11살 때라 정확한 인상착의 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가
정장바지를 훌렁 내린채로
빤스를 엉덩이까지 걸친 상태로
노란 고무줄로 묶인 꼬츄를 꺼내서 만지작대며 실실 웃고있었어요.
철문 바로옆에서 그러고 있는데
친구와 저는 순간 얼어버렸죠
난생처음 보는 남자의 물건은 그 상황때문이었겠지만 무서웠습니다.
그게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판단도 안서면서도
'아 이건 잘못 된 상황이다.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구요.
그 아저씨가 씨익 웃으면서 한손으로 윗옷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천원짜리 몇 장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이거 줄까? 흐흐"
하는데
손을 내미는 그 찰나에,
친구 손목 잡고 철문 열고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한참 달려서 친구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 주저 앉았는데
빨개진 손목을 어루만지면서 친구가 엉엉 울더라구요
저는 눈물이 나진않았지만 힘이 풀려버렸구요..
친구를 달래서 집에 보낸 후 터벅터벅 집에 가면서
괜시리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구요
그 변태 아저씨가 주위에서 또 흐흐거리며 쳐다보고 있진 않을지..
그 당시 삼촌과 살았지만 삼촌을 보면서도 비슷한 연령대였던 그 아저씨가 오버래핑 되어
한동안 괜히 삼촌을 피했던 시절입니다.
초등학생 여자아이 둘이서 화장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쫓아들어와 자위를 하던 변태.
벌건 대낮에 말이죠..
진짜로 일어나는 일들이고 이 것을 시작으로 전 정말 많은 사건을 겪어왔습니다.
비단 이것이 저만의 일이 아닌 것을 알고 보니, 다시한번 그 당시 느낀 소름이 몰려오네요.
참 웃긴게, 그 일이 있고 나서 왜 내가 수치심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마 어른들께 말씀드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멀더라도 친구와 그 공원을 지나지 않게 되었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