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할 수 있는 길은 열렸다. 그러나 과연 받아줄 팀이 나올진 미지수.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김상현(37)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kt 구단은 지난 14일 KBO에 김상현에 대한 임의탈퇴 복귀를 신청했다. 지난해 7월13일 음란행위로 물의를 빚어 kt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리된 김상현은 1년간 출장 제한 기간이 끝나자마자 복귀가 신청됐다. KBO리그에 선수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kt는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kt는 임의탈퇴 해제와 함께 김상현에 대해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한마디로 방출 처분이다. 앞으로 일주일 내 김상현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이 있으면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김상현을 원하는 구단이 없다면 남은 시즌을 뛸 수 없게 된다.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돼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3년 연속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친 kt는 지금 당장 김상현이 필요하지 않다. 김상현의 주 포지션인 1루·지명타자로는 윤석민·이진영뿐만 아니라 오태곤·남태혁·김동명·유민상 같은 젊은 선수들이 번갈아 투입됐다. 어차피 내년과 그 이후를 봐야 할 kt에 있어 만 37살의 김상현과 같이 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대부분 구단들이 1루·지명타자 자리에 인원이 가득차 있어 김상현이 뛸 자리가 마땅찮다. KIA는 서동욱·김주찬·나지완, NC는 스크럭스·모창민·조영훈, SK는 박정권·로맥·정의윤, 넥센은 채태인·김태완·김웅빈, 두산은 오재일·에반스·신성현, LG는 박용택·정성훈·김재율, 롯데는 이대호·최준석·김상호, 한화는 김태균·로사리오·최진행, 삼성은 러프·이승엽·나성용 등이 있다.
2015년 kt에서 좌익수로 50경기, 우익수로 3경기 뛰며 외야수도 소화했지만 효용성이 높지 않았다. 3루수를 본 것도 2010년 KIA 시절이 마지막으로 벌써 7년 전. 최근 독립야구단 저니맨 외인구단에서 3루로 출장하며 수비 감각을 키우고 있다.
상당수 KBO리그 구단들이 육성 기조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김상현에겐 악재다. 가뜩이나 베테랑 선수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 임의탈퇴 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김상현이라 선뜻 손을 내밀 만한 매력이 없다. kt 구단이 2018년까지 잔여연봉을 지급하기로 했음에도 어려움이 크다.
무엇보다 구단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요즘 야구계가 여러모로 어수선하다. 구단들마다 생각이 다를 순 있어도 구단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 김상현이 이미지 훼손을 감수하고서라도 영입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데뷔한 김상현은 떠돌이 인생을 살았다. KIA 전신 해태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지만 이듬해 LG로 트레이드됐고, 2009년 다시 KIA로 복귀했다. 그러나 2013년 SK로, 2015년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올해 독립야구단 저니맨 외인구단에서 훈련과 함께 실전 경기감각을 쌓고 있다. 과연 김상현에게 또 다른 유니폼이 주어질 수 있을까.
출처 |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7150959490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