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며 명확하게 일베를 한다고 판단된 사람을 3명 만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일베하는 것을 숨겼습니다.
마치 자신의 창피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것 마냥...
처음으로 일베하는 사람을 마주한 것은 제 정신적 지주였던 삼촌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경남 거주 공무원으로 세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14400모뎀으로 PC통신, 둠2 및 듄2 등 각종 게임을 섬렵할 수 있게 해줬을 뿐 아니라 많은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약 2년 전 장례식장에서 마주했을 때 정치 얘기를 얼핏하다보니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갖고 있었고 이로 인해
삼춘과 말 다툼을 했습니다. 결국 옆에서 다툼을 말리던 작은어머니왈 "으휴 일베하는데 말해서 뭐하겠노"라고 하더군요... 전라도 목포 하태도
출신으로 전엔 결코 이런 사상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반해 이질이라고 판단될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과, 일베를 하는 것 그것도 세 자녀
의 아버지가 많은 충격을 받아 그 이후로 마찰없이 지내려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두번째 일베하는 사람을 마주한 것은 중1 때 부터 현재까지 친구(약 20)로서 제작년 제 결혼식 관련으로 소주한잔 걸치는 와중에
친구년이 제 폰에 앱으로 등록되어있던 오유아이콘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너 오유 하냐 씨발"라고 했습니다.
물론 저는 당당하게 "어 나 오유하는데 왜" 이랬더니
쪽팔리다며 친구들 앞에서 난리부수를 치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 일베하지"라고 했더니 아니랍니다...ㅋㅋ 여기서 딱 사이즈 나오는게 일베하는게
확실했습니다. 전부터 대선 얘기하면 16,17대 대선 모두 1번 찍었다고 말했던 놈인데 일베까지 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안타깝더군요.
좋아하는 친군데 이렇게 맘 속 깊은 곳에선 조금은 멀리 해야 된다는 사실이... ㅠ
세번째 사람은 회사 동료였습니다. 열심히 일하며 인성도 좋고 여자친구도 있는 그 친구는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업무 때문에 잠깐 제 자리에서 일을 도와주며 폰 잠금장치를 풀었는데 일베 아이콘이 똭!!! 보이더군요. 일베 아이콘을 전에 본적이 없었지만 일베라고
크게 써있어서 단번에 알아봤는데 일베하냐고 물어보진 않았지만 무서웠습니다. 평범해 보이고 순수해 보였는데 일베를 한다는 사실에 내가
오유한다는 사실을 숨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줄 요약 : 일베하는 사람들은 일베인인 것을 밝히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도 일베인이다.
일베인들은 오유인을 혐오한다.
(뻘글이라 지우려다가 아까워서 본인 저장용으로 저장합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