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비싼 파운데이션! 은 아니지만 사앙당히 고가에 속하는 겔랑 오키드 임페리얼 파운데이션을 들고 왔습니다... 난 뭐가 씌여서 이런 비싼걸 산 걸까.. 나년 죽어라.. 죽어.. 왜 현재의 나에게 할부를 떠넘겼나.. 도라에몽! 저새낄 죽여! 하지만 뷰징어야 저건 과거의 너란말이야! 상관없어 죽여!
뭐 사서 잘 쓰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보면 되는것이겠습니다. ~ㅇㅅㅇ~
정가 26만원에 육박하는 미춰버리는 몸값! 그야말로 미춰버립니다. 5개월 할부가 아니었더라면 상상도 못 할 가격이죠 암.. 그렇구말구요.. 이 미친 파운데이션은 겔랑 직원의 현란한 입놀림에 따르면 가장 진화한 식물인 오키드 꽃에서 추출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바르고 있는 동안에도 스킨케어가 가능한 편안하고 아름다운 화장품이라고 합니다만...
잠시 분노의 욕지거리가 있겠습니다.
이 새끼는 사실 화해에 따르자면 20가지 주의성분 5종류, 식약청 고시 알러지 유발성분 5가지가 골고루 들어간 씨벌새끼인것입니다. 바르고있는 동안 스킨케어는 지랄.. 색조주제에 무슨 스킨케어야! 스킨케어가 그렇게 하고싶으면 비싼돈들여서 너를 샀겠냐? 피부과 가서 시술을 받지 씨벌럼아.
그래도 내 피부에서 트러블 안생겼으니까 봐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개객끼가 페이스 페브릭으로 내 얼굴에 저지른 테러에 비하면 이 파운데이션은 굉장히 온건한 색조에 속합니다. 내게 좁쌀파티를 선사했던 이글립스 블러팩트, 붉고 단단한 여드름 열 댓개를 아름답게 꽃피워준 더샘 컨실러 등등.. 뭐 많고 많은 테러가 있었습니다만 20대 초반의 어린 피부재생력으로 다 이겨냈으니 다행인 일이죠. 다행인 일이고말구요..
잠시 혓바닥이 길게 늘어졌으니 그만큼 빠르고 간결하게 이 파운데이션을 파헤치는 작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국내 시판되는 색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00호 01호 11호.. 각각 색상명은 베이지, 베이지 페일, 로즈 페일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옐로베이스도 핑크베이스도 아닌 겔랑 특유의 우아한 상아색 베이스고 로즈 페일은 이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노골적인 핑크베이스입니다. 세 가지 색상 모두 사앙당히 밝은 편입니다. 국내 로드샵 21호가 반 톤 어둡게 느껴지는 작성자의 피부에서도 워.. 이거 밝은데? 싶습니다. 이게 정녕 색상 차분하게(=칙칙하게) 뽑기로 유명한 겔랑의 파운데이션인가? 싶을 정도로 화사하고 예쁜 색입니다. 내가 피부가 어둡다! 나는 국내 로드샵 기준 23호는 너무 밝다! 하는 분이라면 정 이걸 쓰시려거든 해외직구를 통해 더 어두운 색상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크림 파운데이션이니만큼 단지형이구요. 스패출러가 동봉된 것이 아니라 뚜껑 안쪽의 내부덮개 위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점은 굉장히 칭찬해주고 싶군요. 어디론가 스패출러가 사라져서 작성자를 빡치게 만들었던 아르마니의 디자이너 쉐이핑에 비하면 아주 좋아요. 스패출러가 아예 없는 레브론 휩파데에 비하면 더더욱 좋구요. 크림파운데이션 치고도 굉장히 되직한 편으로 약간 밤 같은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당연히 전혀 흐르지 않고요. 하지만 손등에 올려 다른 파운데이션과 섞거나 여타 다른 베이스 제품과 섞을때 체온에 반응해 굉장히 잘 섞입니다. 되직하다고 잘 섞이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ㄴㄴ해.
체온에 쉽게 녹아 발리는 만큼 발림성은 좋지만 금세 매트해지면서 피부에 딱! 고정되기 때문에 어지간히 피지가 나와서는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그저 예쁜 광이 돌 뿐. 더불어 매트한 마무리감에도 크림 파운데이션이라는 제형에 걸맞게 속당김이 없는 촉촉한 느낌을 전해주고요. 도구를 가리지도 않습니다. 손이면 손, 브러시면 브러시, 스펀지면 스펀지. 모두 좋지만 전 손으로 바릅니다... 이 비싼걸 브러시나 스펀지에 흡수시킬순 없잖아요..? 그렇잖아요..? 뭐 다른 파운데이션이랑 섞는다고 해서 본연의 가치가 쉽게 떨어지는 파운데이션이 아니니만큼 무슨 파운데이션과 섞어도 제 값을 한다는 마법의 물약, 래스팅 실크와 섞어쓰셔도 좋겠구요. 뭐 여타 다른 묽은 파운데이션과 섞어 희석시킨 다음 얇게 바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경우에는 모가 빽빽하고 통통한 브러쉬를 써서 사정없이 분노의 빗자루질을 하듯 파바바박 바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경우에는 에스쁘아 프로테일러 핏 페이스 브러쉬를 씁니다.
지속력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매트한 마무리감이니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요. 피니시 파우더를 제대로 쓸어준다면 9~10시간 버티는것은 우습구요. 중간중간 기름종이로 눌러주고 파우더를 추가로 쓸어준다면 딱히 굉장한 수정화장 없이 하루종일 벗겨지지 않고 여러분의 피부를 지켜드리는 파운데이션입니다. 다만 커버력이 굉장히 뛰어난 편이라고는 빈말로라도 말할 수 없겠네요. 홍조나 옅은 색소침착, 흐릿한 여드름자국, 모공 등등은 제법 잘 가려주는 편입니다만 약간 두드러지는 트러블부터는 잘 가리지 못하고 짙은 색소침착이나 점은 당연히 못 가려줍니다. 파운데이션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욕심이니 완벽한 커버를 원한다면 언제나 좋은 컨실러를 챙깁시다.
이 파운데이션의 유이한 단점은 홍보하는 바에 비해 시궁창(...)인 전성분과 가격 되겠습니다. 이 가격이 말이 되니... 우리 한 21~23만원으로 낮추면 안될까? 정말 안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