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의 핵심은 정치 얘기가 아니라 커뮤니티 내에서 의제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기제로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가 작동되고 있고 그것이 때로는 상식을 넘어 광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혐오"라는 기제를 통해 작동되는 비상식적 담론 형성 과정은 비단 방송에서 다뤄진 부분만이 아니라 오유 게시판 전체에 통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사게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혐오의 대상을 다수 상정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정치적으로 일베와 대척점에 서 있는데다 외부에 노출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시사게가 의도치 않게 오유의 대표성을 띠고 있어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최근 N프로젝트를 위시한 일련의 시사게 논쟁 과정을 볼 때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여느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시사게 역시 활동성이 강한 특정 네임드나 헤비 업로더를 중심으로 게시판의 여론이 주도되고 있고 때로는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이라도 맹목적인 호응을 얻는 모습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는 커뮤니티 활동을 할 때 친목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일베와 알바의 존재를 핑계 삼아 특정 네임드 유저를 중심으로 본인들의 의견과 다른 유저들의 반론 자체를 틀어 막고 심지어 시비의 관점에서 풀어야 할 화두를 호오의 문제로 치환시켜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조차도 기계적 추천을 통해 호응을 얻고 반대로 사실 관계에 부합하더라도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비공 세례를 통해 상대방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반성해야 할 대목이고 스스로 경계해야 합니다.
요컨대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시사게 전체의 문제라기보다 시사게에 터잡아 과격한 여론 몰이를 하는 일부 유저들에 대한 반감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왔고 이번 JTBC 보도를 기화로 폭발하게 된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논리적 흠결이나 팩트의 신빙성을 보완해 합리적인 주장을 펼치기보다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라는 기제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있고 나아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커뮤니티의 건전성을 해치는 필요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