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슛이 크룰에게 막히는 순간
코스타리카 선수 중 누구도 고개를 떨구는 이는 없었다
네덜란드의 맹공을 견뎌내며 몇 번이나 팀을 패배에서 건져 낸 골키퍼 나바스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무릎 꿇고 간절히 승리를 염원하고 있었지만
탈락을 확인하는 그 순간 조용히 성호를 그으며 신께 감사드리고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뛰어 갈 뿐이었다.
자신들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최고의 한 때를 이룩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는 위대한 월드컵을 보냈다.
그들은 응원에 답례하며 마지막이 돼버린 이번 여름의 그라운드를 걸어 나갔지만
조국의 팬들과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