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에 띄우자."
KBO는 올 시즌부터 서울 상암동에 비디오판독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14시즌 중반부터 '심판 합의판정'이라는 명목으로 스포츠케이블 중계방송사가 제작하는 화면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탈피했다. 올 시즌부터는 '비디오판독'이다.
KBO 비디오판독센터에는 KBO가 고용한 비디오판독요원들이 상주한다. 현장에서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하면 이들은 KBO가 각 구장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카메라로부터 받은 화면, 중계방송사 화면을 두루 살핀 뒤 최종 판단을 내린다.
비디오판독을 놓고 뒷말도 있다. 판독시간이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판독센터에서 내려진 판정이 번복된 경우도 간혹 있었다. 전반적으로 비디오판독센터가 내리는 결론에 대한 현장관계자들, 야구 팬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비디오판독에 의해 판정이 내려지면 양 팀 벤치는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비디오판독 결과를 놓고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면 퇴장을 당한다. 이 부분은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현장에선 비디오판독 과정과 결과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kt 김진욱 감독이 의미 있는 제안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비디오판독센터에서 보는 화면을 각 구장 전광판에 띄웠으면 좋겠다. 그러면 팬들이나 감독, 선수들도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비디오판독이 실시되면 현장 심판진도 판정에서 배제된다. 비디오판독센터에서 해당 구장 전광판으로 화면을 보내주면 양 팀 감독, 선수들, 심지어 심판들도 비디오판독센터의 결론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한 오해나 불신을 차단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전광판에 화면을 띄우면 팬들도 지켜보게 된다. 비디오판독센터에서도 좀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독하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럴 경우 현장도 좋다. 비디오판독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 괜히 불이익을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비디오판독센터 설립 및 운영의 궁극적 목적은 판정에 대한 신뢰성,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김 감독 제안대로 비디오판독센터가 확인하는 화면을 전광판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비디오판독센터에서 확인하는 화면을 다시 해당 구장의 메인 전광판으로 보내는 건 어렵지 않을 듯하다. 김 감독의 제안이 일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7050550043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