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보다는 철학게가 더 맞을지도 모르는 말입니다만 오유에 대한 비판, 혹은 오해, 폄하에 대해 심히 민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익숙히 사용하는 생활과 습관들이 있습니다. 오유에 들어오거나, 오유에 올라오는 자료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 역시 그동안 오유 유저들이 객관성과 상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쩌면 오유는 당연히 상식의 편에 서 있다고 저 스스로도 인식합니다.
하지만 나의 상식에 대한 비판은 과연 부당할까요? 왕은 신이 정해주는 것이 상식이었을 때도 있고, 신분은 뛰어넘을 수 없는 절대적이라는 것도 상식이었고, 누군가에겐 승자독식의 체제가 자연의 섭리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조화로운 사회를 위한 조건일 수 있습니다.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여러 나라의 인사법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오죠. 우리도 누군가를 만나면 악수를 하는 것은 쉽고 흔한 통념이었지만 메르스 사태 때는 오히려 악수를 권하는 것이 비메너인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상식은 움직이는거죠. 나의 상식은 어떤 이유에서 당연히 비판 받을 수 있고 누군가는 오해 할 수 있습니다.
비판을 받는 올바른 자세는 뭘까요? 우리가 일베나 메갈을 비판하는데 그들이 어떤 자세를 취하면 우리의 바판을 수용했다고 말 하시겠습니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옳은 답변을 하는 걸까요? 일단 심사숙고 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비판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을 성철하고 숙고하고 그 다음에 니가 옳다, 아니다, 우리는 이유가 있다 대답해야죠. 비판을 받았다고 당장에 일어서서 상대방을 질타 하는 건 그냥 성급하게 자기 기분을 드러내는 것 뿐이라고 보입니다.
시게를 보면 대체로 어떤 의견에 대한 대세를 만드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소수의견을 완전히 배척하지는 않지만 소수의견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도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의견을 하나로 모아 일정 규범으로 만드는 것이 소통에 편리하니까요. jtbc에 오유가 나온 내용에 대해 반성해보자 라는 글들이 쉽게 비판과 비아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해보자는 말에 그토록 쉽게 반감을 갖는 모습을 보이신다면 그런 시스템이야말로 열린사회라고 보기 어렵겠지요.
한 번 돌아보는 일은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자는 뜻이지 막무가네로 "잘못했으니 하지 마라" 라는 게 아닙니다. (이런 오해가 끊이지 않는 콜로세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으로 굳어진 습관을 되돌아보고 비판을 숙고하는 자세야말로 건전한 보수와 건전한 진보 모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