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지만 마음이 가난해지는 날이 있다.
무엇을 채워도 깨진 장독대에 물 넣듯 채워지지 않는 갈음이 온다.
까닭은 없음에도 답을 갈구하기에 뜬 눈으로 지새기 일수니 이쯤하면 쉬이 훌훌 털어버릴 무게치곤 꽤나 버겁다.
오늘이 그런 날인가 싶다.
답답한데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니,사실 알고 있지만 부정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다.
나약하다는 표현이 지금 내 몸에 딱 맞는 옷이다.
자존심은 치켜세우며 자존감은 땅바닥을 쳐버렸으니 부끄럽게도 허울만 멀쩡한 속 빈 강정같다.
나를 돌아본 시간이 최근 얼마나 많았을까?
그냥 거울보고 매무새 단장하는 치장이 아닌
눈동자 속에 아려있는 나를 향해 가여이 여기는 마음 한 손 내밀어본 시간이 얼마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꼭 이런 날은 내 입의 말보다 눈이 먼저 대답한다.
가벼운 너스레가 아니라 진심담긴 내 마음을 보고싶지만 그게 어려워 금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자주는 아니지만 마음이 가난해지는 날이있다.
깨진 장독대에 물넣듯 채워지지 않는 갈음이 오는 그런 날.
오늘의 나를 보고 다독이지 못하고 스스로를 사랑한다 고백하지 못하는 날
자주는 아니지만 오늘 마음이 가난한가보다.
출처 |
요 몇일이 견디기 너무 힘들만큼 무거웠던 게
내가 너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네 앞에서 거짓 위선을 떤 것,
널 위한다는 혀놀림 뒤에 내 배를 채운 것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