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년 전부터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해온 포항·대구 일대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했다. 수사과정에서 조폭들과 야구 선수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나오는 등 수사가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을 향하고 있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에 나선 혐의로 포항 ㄱ파 조직원 김모씨(37)와 대구 ㄴ파 조직원 박모씨(36)를 구속했다. 김씨와 박씨 외에도 여러 명의 조폭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고 있다. 

김씨와 박씨 등은 2014년 4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서 거액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역 조폭들은 경기의 승패나 출루, 점수를 맞히는 스포츠복권이나 관련 불법 도박에서 거액의 배당을 노리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이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경기 결과 조작을 도와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제안해온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승부조작을 제안받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불러 금품수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씨와 박씨 등이 프로야구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밖에 일부 선수 출신 브로커들이 조폭들과 함께 선수들을 승부조작에 가담시켰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와 박씨 등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선수들에게 금품이 전달된 경로를 찾아내기 위해 계좌추적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승부조작 대가가 현금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 

김씨와 박씨는 승부조작 과정에서 공범인 조폭 1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도중 예상 밖의 실수가 발생하자 공범을 불러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연고지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지역 조폭들과 선수들이 어울리는 일이 적잖았다”면서 “조폭들이 선수 섭외, 대가 지급, 조작 실행까지 전체 범죄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