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창작)마운트 앤 블레이드 바이킹 컨퀘스트 - 로지온 이야기 (3)
게시물ID : humordata_1648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라믿는교황
추천 : 1
조회수 : 13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25 16:54:04
옵션
  • 창작글

2016-01-08_00094.jpg
– 이스트앵글의 지도. 노르 함(노르 마을)이 로지온의 영지

영지와 군대를 보유하게 된 로지온이었지만, 귀족으로서의 첫 출발이 녹록하지만은 않았어. 당장 이스트 앵글 귀족들의 견제를 받아야 했지. 이스트 앵글은 소국이었기 때문에 로지온을 제외한 영주는 다섯뿐이었는데, 엘도르만 오스발트, 엘도르만 아델레드, 엘도르만 얼헤어, 엔프리스와 에크발트였지. 로지온은 일단 자국 내의 영향력을 위해서 영주들과 친해져야만 했어. 이런 일이 그의 천성에 맞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그러는 편이 좋겠다고 베다가 조언했기 때문이기도 하지.

 그래서 로지온은 아델레드에게 찾아갔어. 아델레드가 강한 전사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야. 아델레드를 기억하고 있니? 로지온이 처음으로 연회에 초청받았을 때, 그가 당황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던 바로 그 영주야. 그는 보잘것없는 출생의 로지온을 은근히 깔보고 있었어. 그러나 다른 영주들도 마찬가지였기에 로지온은 좋든싫든 아델레드를 찾아가게 되지. 로지온은 영지를 순찰중인 아델레드를 들판에서 만날 수 있었어. 아델레드는 당시 귀네드의 남쪽 지방을 차지하고 있던 브리체니오그 왕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브리체니오그의 귀족이 그를 모욕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야. 영주끼리의 결투로 번지기 전에 양 국가의 왕이 중재에 나서서 간신히 전쟁을 피할 수 있었지. 브리체니오그는 당시 귀네드 왕국과 전쟁 중이었기에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할 여력이 없었고, 이스트 앵글은 알다시피 북쪽의 노스하임브러와의 싸움에 집중해야만 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모욕당한 사실을 잊지 못한 아델레드는 어떻게든 브리체니오그와 전쟁이 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바로 이 때에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로지온이 등장한거지. 아델레드는 로지온에게 말했어.

2016-01-08_00107.jpg
”브리체니오그와의 이 평화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네, 라스칼 경. 그 돼지들을 너무 오랫동안 내버려두었어. 이제 그들이 힘을 기르고 있고 방만함은 더 봐줄 수가 없을 정도라네! 우리는 당장 전쟁을 시작해야만 해.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군께서는 전쟁을 꺼려하고 있으시다네.”

내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가?”

아델레드는 갑자기 자존심이 상했어. 물론 같은 영주 입장이기는 했지만, 자신과 출신 신분조차 다른 이 작자가 자기 말을 듣더니 대뜸 반말로 물어 왔기 때문이었지. 아델레드가 기대했던 대답은, 열 번 양보해서, 귀공께서는 소인이 어떻게 해주시기를 바라시오? 였으니까. 이 말을 또 하게 되지만, 로지온은 말주변이 좋은 남자가 아니었거든.

처음엔 아델레드는 그냥 브리체니오그 영토의 마을에서 소나 몇 마리 죽여서 전쟁을 도발하게 시킬 생각이었지만, 심술이 난 그는 로지온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어.

2016-01-08_00108.jpg
“아, 내 마음을 이해해주다니 기쁘군! 사실 말일세,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일이 있다네….라스칼 경조금의 도발로 말이야, 만약 우리 군대중 하나가 그들의 영토 안에 들어가 그들의 대상(캐러밴)들을 습격한다거나, 마을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이스트 앵글의 은화 한두 개를 떨어뜨려놓고 나온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선전포고 할 빌미를 만들어주는 게 되지. 그러고 나면, , 우리들 가운데의 겁쟁이들조차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나서게 되겠지. 어떤가, 좋은 생각이지 않은가?”

로지온은 아연했어. 그는 영주의 삶은 무법자들의 삶과는 다를 거라고 상상했었거든. 그런데 마을을 습격하고 대상을 공격하는 일은 무법자들, 그것도 갈 데까지 간 악질적인 악당들이나 하는 일이었어. 그는 물었지.

왜 직접 하지 않고 나에게 부탁하는 거지?”

라스칼 경, 거짓말 않겠네. 평판 때문이라네. 나는 이 나라에서 오래 있었어. 지금 평판이 무너진다면 회복하기 어렵지. 그러나 자네는 이제 막 작위를 받지 않았는가? 만일 자네가 이 일로 평판이 깎인다면 내가 어렵지 않게 자네를 도울 수 있을 걸세.”

로지온은 이것이 비겁한 책임전가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어. 하지만 당장 노스하임브러와의 전쟁을 치러내야 할 입장인 로지온에게 한 명 동료 영주조차 없다면 그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지. 그에게는 다가오는 전쟁에 앞서 절실하게 동료가 필요했어. 로지온은 한참을 생각하고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지.

영지인 노르 함에 도착한 로지온은 병력을 소집했어. 많은 병력은 필요 없었기에 그는 스무 명의 병사들만을 모았지. 숫자가 적을수록 자취를 숨기기에도 쉽고 말이야. 그가 무장을 점검하는 것을 본 베다가 걱정스럽게 말했어.

주군, 이건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세상이 주군을 보고 욕할 것입니다. 어떤 자는 주군의 출신성분을 문제삼을지도 모릅-”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 결과쯤은 감내하겠네.”

로지온이 베다의 말을 끊고 나지막이 대답했어. 주군의 어려운 상황을 베다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말리고 싶어도 말릴 수가 없었지. 장비를 갖춘 그들은 노르 함을 출발했어.

노르 함에서 브리체니오그까지는 꽤 먼 거리였지만 로지온은 자신의 명예를 잃는 일이 없었으면 했기 때문에 밤에만 이동을 할 수 있었지. 마침내 나흘째 되던 날, 그들은 브리체니오그 웨스트 트레프(마을)에 도착했어.'

2016-01-08_00125.jpg
그의 임무는 전쟁을 촉발시키기 위해 마을을 공격하는 것일 뿐이어서, 군대를 상대로 적대 행위를 할 수는 없었지. 군대를 상대로 전투를 거는 것은 자동으로 선전포고를 하는 일이고, 명분이 없는 전쟁은 시작한 쪽에 책임이 더 클 뿐만 아니라 세간의 비난을 피할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도 영주의 신분으로 주군의 허락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반역에 준하는 죄였어. 따라서 민간인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로지온은 마지막 공격 명령을 내리기에 앞서서 스무 명의 병력을 모아놓고 짧게 말했어.

물건은 약탈해서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도로 쌓아놓아라. 부녀자에게 해를 끼치는 놈은 베겠다. 소리를 크게 내서 겁을 주어 쫓아내는 것을 우선시한다. 날이 선 무기는 쓰지 말고 몽둥이만 사용하여 교전한다. 명령을 어기면 베겠다. 이상.”

이런 이상한 명령은 병사들도 처음 듣는 상황이었어. 약탈을 할 거면 제대로 하지, 이 하는둥 마는둥한 명령은 뭘까? 그들은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감히 영주를 거스를 생각은 하지 않았지.

마침내 그들은 작전을 시작했어. 크게 소리를 지르고 금속을 부딪혀 가며 새벽잠에 빠진 마을을 급습했지.

2016-01-08_00126.jpg
로지온은 농부들이 도망가기를 바랐어. 그런데 늘 상황이 바람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잖니? 농부들은 바이킹이 습격한 것으로 생각했지. 바이킹은 스칸드자와 프리지아 지방을 근거지로 삼아 약탈과 겁간을 일삼던 악랄한 무리들인데, 아주 잘 훈련되고 잘 무장한데다 빠른 배를 타고 신출귀몰하게 이동했기 때문에 어떤 국가도 그들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어. 따라서 마을들은 알아서 자신들끼리 살아남는 방법을 도모해야 했지. 그리고 하필이면 브리체니오그 웨스트 마을은 바로 그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던 마을이었어.

로지온이 농부들이 도망가길 기다리며 진격을 미루고 있던 사이 마을 자경단원들은 자신들의 처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각자 무기를 들고 쏟아져나왔지. 눈 깜짝할 사이에 70명이나 되는 젊은 농부들로 구성된 군대가 만들어졌어. 로지온은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어. 70명이나 되는 농부들이 순식간에 로지온의 스무 명 남짓한 병력을 둘러싸자 이제는 죽거나 혹은 살거나의 문제가 되고 말았지. 로지온은 침통한 얼굴로 병력에게 명령했어.

“….칼을 뽑아라. 가로막는 적을 베어라.”

어긋나는 상황을 지켜보던 베다가 다급하게 말했지.

주군, 퇴각을 허락해 주십시오. 다른 마을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안 된다. 이 정도로 훈련된 자들이라면 이미 도시에 원군을 요청했을거야. 지금이 아니면 다음은 없다. 전투 개시.”

로지온은 정이 많은 사람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또 이렇게 냉혹한 남자였어. 나약하기만 해서는 정복왕이 될 수 없는 법이지. 전투 상황 자체는 칠십 명 대 이십 명이었어. 무려 세 배나 많은 상대였지만, 로지온은 스무 명 정도만 베어버린다면 나머지는 겁에 질려 도망칠 것으로 예상하고 칼을 들었어.

그리고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로지온이 틀렸어. 농부들은 소중한 자식들과 아내를 노예로 죽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만으로 마지막 한 사람까지 필사적으로 저항했거든. 전투가 끝나고 해가 떠오를 때 즈음, 로지온의 스무 명 병력 가운데 열 한명이 부상당하고, 브리체니오그 웨스트 마을 칠십 명의 농부 가운데 52명이 살해당하고 18명이 부상당하는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지.

2016-01-08_00130.jpg
브룬힐드는 벌어진 상황이 몹시 불편했다고 솔직하게 주군에게 털어놓았어. 로지온은 대답이 없었어. 그리고 나서 로지온은 말을 타고 철수하는 길에 나를 불러 말했지.

나는 오늘 내 명예를 깎았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공격해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네. 내가 비록 신을 믿지 않네만 내 안의 무엇인가가 이 사실을 그대로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오고 있어. 내가 기사 서약을 할 때에 자네가 증인이 되었듯이, 이번 내 맹세에도 자네가 증인이 되어 주게. 나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칼, 오늘 일을 속죄하는 뜻에서 내가 처음으로 만나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내어 주겠노라고 오딘 앞에 맹세하겠네.”

그리고 바로 이 맹세,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로 한 바로 이 맹세 때문에 나중에 로지온은 온 에린(* : 아일랜드를 의미함)을 적으로 돌리고 만단다.

브리체니오그에서 에서 이스트 앵글로 돌아가려면 미어스 왕국의 영토인 시렌 체스터를 거쳐야만 했지.

2016-01-20_00061.jpg
로지온의 병력은 이동을 시작한 지 한나절만에 시렌 체스터에 도착할 수 있었어. 로지온은 병사들에게 흩어져서 숙소를 찾을 것을 명하고 자신도 신분을 감추고 평범한 지역 술집에서 묵기로 결정했어.

 시렌 체스터는 번화한 도시는 아니었지만 웨스트색스와 미어스 왕국의 접경지대에 위치해서 군사들의 통행이 많은 나라였어. 나중에야 두 나라가 적대적이 되지만 그때까지는 데인 족들에게 빼앗긴 선조들의 땅을 되찾는다는 공동목표 아래 활발한 병력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던 참이었지.

그래서인지 도시의 술집에는 유달리 군인들이 많았어. 군인들이 많다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노예들도 많다는 말이야.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군대는 잡아 온 포로들을 도시에서 팔곤 했거든. 그리고 그 중에 우리의 또 다른 동료가 있었지. 하루동일 말을 타느라 지친 로지온은 술집에 편하게 앉아서 늘 하던 버릇대로 에일 한 잔에 값싼 빵을 주문했어. 막 빵을 먹으려던 찰나에 그의 옆자리에 웬 몹시 건장한 사내가 급하게 앉더니 고개를 푹 숙였지. 그리고는 고개를 들지 않고 옆자리의 로지온에게 빠르게 속삭였어.

2016-01-08_00112.jpg
2016-01-08_00113.jpg

날 좀 도와주시오, 말할 것이 있소.”

로지온은 먹던 빵의 절반을 떼어 주고 다 마신 맥주잔에 자기 에일을 절반 가량 따라서 넘겨주고는 말했어.

내 일행인 척 하시오. 음식을 먹고 있으면 의심을 덜 살 거요.”

흥분상태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낯선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침착함을 되찾았는지 에일과 빵을 받아들고 먹기 시작했어.

무슨 사연이라도 있소? 술집이 시끄러우니 주변이 들을까 걱정은 마시오.”

2016-01-08_00114.jpg
”나는 죽어야 할 목숨이나 살아남았소. 살았어야 할 다른 이들이 죽어간 가운데 말이오. 나는 나를 북쪽으로 실어다 준 배인 우든 릭호를 집처럼 여기고 있었고 선원들은 내 가족이었지요. 그래서 바이킹이 우리를 습격했을 때 나는 내 검과 방패를 들고 죽을 때까지 싸우기 위해 맞섰소. 우리 칸타브리아(북부 에스파냐 지방이야)인들은 기독교도들이지만 몇몇은 아직 오랜 신을 믿고 있었지요. 특히나 우리를 전쟁에서 이끌어 주시는 에루디노 신, 나는 내 칼을 적에게 겨누고 그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소.
2016-01-08_00115.jpg
나를 어리석다 여기지 마시오. 나도 우리에게 가망이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소. 우리는 수적으로 열세였고 그들은 아주 잘 무장했지요. 그러나 나는 에루디노에게 내가 천국으로 가는 길에 최대한 많은 놈들을 함께 데려갈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소, 내 목숨을 바쳐 바이킹들을 겁먹게 해 쫓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내 바람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잘 알고 있는 단련된 자들이었소. 여섯 명은 되는 놈들이 나를 둘러싸고 때려눕혔지요. 그놈들의 동료들이 우든 릭 호에 뛰어들어 앞을 가로막는 모두를 베어 죽이는 동안 말이오….!”

말을 하는 그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어. 너무 분노한 나머지 그는 자신이 쥐고 있던 맥주잔을 부서트려 버렸지만 알아채지도 못했어. 베다는 조용히 성호를 그었고, 로지온은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주변의 누군가가 그들을 엿듣고 있지 않은지 살폈어. 다행히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기에, 낯선 자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이었어.

2016-01-08_00116.jpg

모두가 죽었소. 선장, 선원, 궁수들, 배를 지키려 했던 모두가 말이오. 그리고 나는 나 또한 죽은 줄 알았지요. 바이킹의 배에서 손과 발이 묶인 채로 깨어날 때까지는. 나는 포로였소. 그리고 주님께 영광을, 나는 탈출에 성공했소.”

그는 말을 마치고 한참을 침묵했어.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쓰고 있었지. 옆에서 듣고 있던 브룬힐드가 부서진 맥주잔 파편이 박힌 그의 손에서 피를 닦아주었어.

이제 나는 에루디노 앞에 죄인일 뿐이오. 내가, 내가 죽었어야 했소 그리고 다른 이들이 살았어야 했어! ….이제 나는 그저 속죄를 위해서만 살 뿐이오.”

로지온은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어. 아직 브리체니오그 웨스트 마을에서 손에 묻힌 피가 채 마르지도 않은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야. 물론 그 자리에 있던 노예 출신 브룬힐드나 성직자 베다의 생각도 로지온과 다르지 않았어.

내 이름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칼 옵 노르, 이스트 앵글의 영주요. 내가 그대의 속죄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오만.”

로지…..당신이 그 잉글랜드 최강의 검술가라던 그 사람이오?”

, 목소리가 너무 크오.”

로지온은 주변을 둘러봤어. 다행히 아무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지 않았지.

나는 방금 내 손에 무고한 자들의 피를 묻혔소. 결코 나 자신의 욕심을 위한 약탈이 아니었기에 물건에 손대지는 않았소만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소. 그리고 나는 방금 그 때문에 내가 처음으로 만나는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해내어 주겠노라고 맹세했소. 나와 함께 칼을 드시오. 악인을 베는 것이 그대 속죄의 방향이라면 그 또한 나와 같소.”

낯선 남자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굳게 고개를 끄덕였지.

2016-01-08_00118.jpg
“에루디노가 나의 기도에 응답해 그대를 내게 데려왔군요. 나보다 더 충성스러운 동료나 가까운 친구는 아마 세상에 없을 거요. 내 이름은 보도입니다. 그대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소.”

이 보도라는 사람은 말이야, 그래 알고 있구나. 전설적인 전사지. 로지온 1세의 선봉장을 맡아 어떤 전투에서도 물러서는 법 없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어. 특히 노드족(해적인 바이킹이나 노스하임브러를 점령한 데인 족을 포함하는 말이야)을 상대로는 로지온조차도 혀를 내두를 만한 용맹을 발휘해서 수적으로 두 배나 많은 덴마크 왕국의 군단을 스키파 전투에서 절멸시킨 일도 있었지. 이런 말이 있어. 누군가가 수비병1백명이 지키고 있는 성을 빼앗아오라고 명령하면, 미어스의 명장 헤레베르트는 보병 300명이면 이틀만에 성을 점령해 보이겠다고 말할 것이고, 노스하임브러의 패왕 하프단 라그나르손은 웃으며 150명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하고, 보도는 정병 50명에 하루만 주면 성주의 목을 바치겠다고 한다고.(우리의 주인공 로지온은 논외로 하자. 그는 백 명이라는 숫자를 듣고 고개를 으쓱하며 칼이나 한 자루 잘 갈아다 주시오라고 말할 인물이니 말이야

2016-01-08_00120.jpg
보도는 또 기독교도였던 만큼 성직자인 베다와 아주 절친했는데, 그는 베다가 훌륭한 지성과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늘 입이 아프도록 칭찬했어.

 오늘 이야기도 꽤 길어졌구나. 여기까지가 그가 평생동안 민간인을 해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계기가 된 브리체니오그 웨스트 마을의 이야기와 그의 가장 신뢰하는 전사 보도와의 만남 이야기야. 내일은 로지온의 첫 전승 이야기를 들려줄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