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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운트 앤 블레이드 바이킹 컨퀘스트 - 로지온 이야기 (1)
게시물ID : humordata_1648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라믿는교황
추천 : 3
조회수 : 404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25 16: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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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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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해 줄 이야기는 천출로 태어나 기사가 되고, 도시의 영주가 되었다가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왕국을 세워 마침내는 그 찬란했던 로마인조차 해내지 못했던 브리튼, 에린, 스칸드자, 프리지아와 덴마크를 통일하는 위업을 달성했던 인물, 바로 저 위대한 맹금왕 로지온 1세의 이야기란다.

물론 이 이야기는 내가 젊었을 적에 직접 그 곁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지.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가 않아서 이젠 내가 쓴 책을 읽어가며 이야기를 해줘야 할 판이로구나.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래, 맹금왕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부터, 로지온이 젊었을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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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온 1세가 왕국을 세우기 전, 그의 이름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칼이었어. 이상한 이름이지 않니? 그가 어디서 태어났고 어떤 이유로 브리튼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나는 그가 연회에서 맥주에 거나하게 취했을 때 간혹 하던 이야기에서 그가 유럽대륙 어딘가 한참 동쪽에서 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지. 드물게 그는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도 했는데, 그의 아버지 로마노프는 로지온이 어렸을 때 멀리 트란스카르파티아 지방에서 브리튼까지 이주해 왔단다. 땅도 없고 돈도 없었던 로지온의 아버지 로마노프에게 브리튼 땅이 제공한 선택권은 아주 좁을 수밖에 없었지. 짐작하다시피, 로지온의 아버지는 무법자 무리의 두목이었단다. 그래, 노상 강도나 상인 습격으로 먹고 사는 무리 말이야.

 로지온은 아버지를 따라 무법자들과 함께 크면서 어릴 때부터 검술을 배워왔던 모양이야.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고 있듯이 그의 타고난 칼 솜씨는 아주 탁월했지. 열네 살에 이미 무리에서 그를 이길 자가 없었다고 하더라. 그는 먼 동쪽에서 온 사람답게 흰색에 가까운 금발과 에 푸른 눈을 하고 있었지. 그를 처음 본 사람들은 누구나 냉정하고 강인한 인상이라고 평가했지만, 함께 지내보면 그렇게 상냥하고 정에 약한 사람도 드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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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지온이 열여섯 살 되던 해에 아버지 로마노프가 죽자, 어떤 이유로 로지온은 무법자 무리에서 빠져나왔어. 아마 그가 무법자의 삶을 버린 것과 아버지의 죽음은 어떤 관계가 있었던 모양이야. 누가 알겠니, 무리 중 누군가가 무리의 지배권을 노리고 로마노프를 죽였는지도 모르지. 나에게는 무슨 이야기든 다 들려주었던 로지온도 이 때의 이야기는 꺼낸 일이 없었단다. 내 생각엔 그가 무법자였던 과거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 같아.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무법자출신답지 않게 그는 민간인을 습격하는 행동을 몹시 내키지 않아했거든. 아무튼 무리를 빠져나온 로지온은 여행자가 되어 브리튼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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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열 아홉살이던 서기 868년 겨울에서부터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한단다. 역사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로지온은 바로 이 때, 잉글랜드 남서부의 콜누비아 지방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지. 이곳의 수도인 보스베네흐에서 868 1 28일에 열렸던 토너먼트에 로지온이 우승한 기록이 남아있어. 무법자 출신 무명 검술가의 화려한 데뷔인 셈이지.

 토너먼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도시를 지배하는 영주가 연회를 열 때에 여흥거리로 반드시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대회인데, 64명의 참가자가 서로 편을 나누어 검술을 겨뤄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최고의 투사를 뽑는 경기야. 이런 경기에는 보통 영주나 군왕이 우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들이 원하고 자신 있어하는 장비를 장비하고 출전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한 번 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는 특권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영주들과 군왕들은 모두 오랜 기사 수습기간을 거친 강한 전사였기 때문이었지. 평생을 갈고 닦은 솜씨로 가장 자신있는 무구를 휘두르는 귀족들 앞에 평민출신의 참가자들은 그저 경기의 들러리를 서는 정도에 불과했어.

 바로 그런 경기에 우리의 로쟈가 등장한거지. 어떻게 출전권을 따냈는지는 나도 몰라. 그러나 토너먼트 장비창고에서 무작위로 들려 준 장비를 적당히 들고 격투장에 나타난 로지온은 신들린 솜씨로 경쟁자들을 때려눕히기 시작했어그 때의 기록은 콜누비아 수도사 윌리엄이 기록한 던야트 에퍼페르딘 연대기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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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이는 검과 장비로 몸을 감싼 콜누비아의 영주들 사이로 초라하고 낡은 무구의 젊은 전사가, 얕게 내리쬐이는 봄볕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나팔이 울리고 에퍼페르딘 폐하의 깃발이 한차례 흔들리자 칼 부딪는 소리와 저마다의 고함으로 경기장이 소란한 가운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젊은 전사가 맞서는 모든 상대를 단 한 합에 쓰러트리며 소란과 혼돈을 조금씩 집어삼키고 있었다. 꺾인 창에 쓰러진 상대로부터 검을, 부러진 검으로 쓰러트린 적으로부터 도끼를. 마침내 경기장에 더 이상 관중의 소리뿐 남지 않게 되자, 그 침묵 안에 홀로 선 자는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칼, 대륙 동부 출신의 이방인이었다.”

 로지온이 처음 토너먼트에 출전한 건 아마 여행을 계속하기 위한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그는 매 경기마다 자신 앞으로 큰 돈을 걸었거든. 물론 아무도 무명 전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경기가 로지온의 우승으로 끝났을 때 그가 벌어들인 수입은 엄청난 것이었지. 첫 우승에 그는 은화 2680페닝가를 벌어들였단다.2016-01-08_00007.jpg

그 후로 시시한 도적질보다 토너먼트가 훨씬 짭짤하고 명예롭다는 사실을 깨달은 로지온은 잉글랜드 전역에서 등장하기 시작해. 웨스트색스 지방의 치펀함, 귀네드 지방의 시렌 체스터, 이스트 앵글의 던빅에서까지 토너먼트가 열리는 도시란 도시는 다 찾아가서 공전의 검술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막대한 상금을 챙겨 유유히 사라지곤 했지. 이건 말이야, 정말 굉장한 일이란다. 한 사람이 평생 한 번 우승하기도 힘든 토너먼트를 잉글랜드 전역에서 석권한 일은 일찍이 역사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어. 용맹하기로 소문났던 하프단 라그나르손조차도 요르빅과 베덴버러에서 우승해 본 일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쯤 되자 그의 이름은 이미 잉글랜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어. 심지어는 로지온이 등돌리고 나왔던 무법자 패거리들에게도 이 소식이 전해졌지.

 사람들이라는게 참 묘하단다. 자신보다 월등히 우월한 사람에게는 두 번 생각지 않고 복종하지만,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우월해지면 그걸 그대로 참고 보지 못하거든. 무법자 무리 가운데에서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어. 그리고 내가 추측한 대로라면 아마 이 사람은 로지온의 아버지 로마노프가 죽는 데에 크게 일조를 했을 거라고 봐. 그의 이름은 세묜인데, 로마노프와 동향 사람이었지. 아무튼 이자는 로마노프가 출세했다는 소문을 듣자 그의 가진 것을 빼앗고 불구로 만들어버릴 작정으로 무리의 일부를 몰고 나왔지. 빼앗은 돈을 독차지할 생각이었는지, 그는 무리에서 가장 재주 좋은 네 명만 이끌고 나왔어. 그리고는 치펀함에서 그의 다섯 번째 우승상금을 따고 돌아가는 로지온을 길에서 덮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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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묜이 까맣게 잊고 있던 점이 있었어. 우선 토너먼트의 챔피언은 어중이떠중이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는 점과, 로지온이 무리를 떠나 온 것은 세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민간인을 습격하는 무법자의 삶에 넌더리가 났기 때문이었다는 점이었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길에서 로지온을 가로막은 세묜은 질투심에 로지온을 비꼬며 조롱했단다.

네놈 재주로 우승을 따냈다니 잉글랜드에 인물이 어지간히 없었던 모양이구나, 로쟈. 네 아버지와 내가 살던 트란스카스피아였다면 너 같은 애송이가 칼을 빼기도 전에 목을 날려 주었을텐데. 자만할 필요 없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거거든.”

그리고는 그와 그의 졸개 다섯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었지. 로지온은 침착하게 길가에 있던 도끼를 집어들었어. 그리고 가장 가까이 뛰어오는 놈이 휘두르는 칼을 살짝 피하고 한 번 휘둘렀지. 한 명이 쓰러지자 그 다음 놈은 당황함에 주춤하느라 날아오는 도끼날을 알아챌 겨를도 없었어. 세 번째 놈은 조금 더 침착하고 기민했는지, 단검을 길게 잡고 로지온의 작은 손도끼가 그에게 닿기 전에 로지온의 가슴에 상처를 내는 데에 성공했지. 하지만 그의 목숨도 길지는 못했어. 세 명째의 머리에 도끼를 꽂아넣고는 무법자로부터 단검을 뺏아들고 세묜에게 달려들었지. 그리고 그는, 알다시피, 달변가는 아니었어. 위대한 영웅이 수줍음을 타는 사람이었다고 말한다면 조금 우습겠지만, 로지온은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방금 그가 세묜으로부터 들은 모욕에 한 마디 반박도 없이 세묜의 목을 꿰어 버렸단다. 마지막 한 놈은 대장이 죽자 혼비백산해서 도망쳤어. 로지온은 일삼아 쫓지는 않았어. 그게 나머지 무리에 충분한 경고가 될 거라고 여겼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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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자 출신의(사실 이 말은 로지온이 몹시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지만) 사람 치고는 이상한 일이었지만 로지온은 그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자기 손으로 죽여 본 일이 없었대. 그러니까 공교롭게도 그가 처음으로 죽인 상대는 자기 아버지의 원수(물론 내 추측이지만) 였던 셈이야. 그는 첫 살인 이후에 묘한 기분을 느꼈대. 글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니 수만 명의 적을 벤 정복왕에게도 예외는 없었겠지.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조금 슬펐지만 그러나 후회는 없었다고 하더군. ‘어차피 죽어도 싼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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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을 죽였지만 가슴에 상처를 입은 로지온은 손으로 상처를 짓누르며 치펀함의 주점으로 돌아갔지. 그리고 그곳에서 그의 삶에 영향을 준 네 명의 여자 가운데 한 사람을 만난단다. 로지온은 여자관계가 복잡한 사람이 아니었어. 모두를 두려워하게 하는 칼솜씨에 비해 그의 말재주는, , 말하자면 겸손한정도였거든. 나중에는 좀 더 나아지지만 그 때의 그는 부끄러움을 더 많이 탔을 거라고 생각해.

아무튼 치펀함의 주점에 상처를 끌고 들어온 로지온을 처음 알아본 사람은 주점에서 잡일을 하고 있던 예쁘장한 여급이었어. 사람 좋았던 그녀는(술집이라는 데가 상처 한둘쯤 달고 들어오는 취객들을 예사로 만나게 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일이었는데) 그를 직접 부축하고 가지고 있던 깨끗한 손수건을 꺼내 상처에 대어주었지.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가난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로지온은 자기 손수건을 아무렇지 않게 내어주는 이 사람에게 감사인사를 하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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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처음의 호의를 보였을 때와는 다르게 그가 다가가자 몹시 당황하며 피했어. 로지온은 나쁜 뜻이 없었음을 밝히고 자리를 권하고 나서야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

 그녀의 이름은 브룬힐드였어. 프리지아(덴마크를 말한단다) 지방의 도친가 마을에서 양민으로 태어났지만 데인 족이 프리지아 지방을 침략하고 나서 그녀의 평화가 깨어지고 말았지. 덴마크 왕국 켄네머의 영주는 한눈에 예쁜 브룬힐드를 보고는 노예로 삼아 버렸어. 그곳에서 그녀가 당한 수모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이었어. 결국 그녀는 프리지아에서 잉글랜드로 오는 배에 숨어 도망쳤고, 지금은 술집에서 일하는 신세였지. 사정을 다 듣고 나자 로지온은 그녀를 몹시 가엾게 여겼어. 천성적으로 정에 약한 그는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는 솜씨를 보고 브룬힐드를 고용하기로 결정했어. 앞으로도 토너먼트에 참가하든 부랑배와 시비가 붙든 간에 간호사가 한 명쯤은 꼭 필요할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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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온은 지저분한 술집의 한 구석에서 브룬힐드에게 그녀의 도주를 도와 주고 자신의 보호 아래에 두겠다고 서약했어. 이 브룬힐드라는 사람은 말이야, 나중에도 설명하게 되겠지만, 로지온이 왕국을 세웠을 때 말주변이 부족한 로지온을 위해 왕국의 특사로 맹활약하게 된단다. 둘은 공통점도 참 많았어. 천출이라는 점도 같았고,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여기는 의견도 같았지.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되었단다.

 …,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았느냐고? 글쎄다, 로지온은 연애에 그다지 소질이 있는 남자는 아니었다만, 브룬힐드가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로지온의 곁을 지켰다는 사실 정도만 짚고 넘어가자. 그리고 나는 그게 단순히 주종 관계에서 오는 의무감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걸 확신하고 있어.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밤이 벌써 늦었구나. 로지온은 아직 갈 길이 멀단다. 이제 겨우 그의 인생에서 첫 동반자를 만났을 뿐이거든. 내일은 훗날 로지온이 브리튼 왕국을 세웠을 때 첫 번째로 영주로 임명받게 되는 베다와의 만남과 로지온의 첫 기사서약 이야기를 들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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