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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이유
게시물ID : panic_116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Ω
추천 : 11
조회수 : 202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2/02 07:56:01



'드디어 해냈다!' 라고 생각하고 서울로 올라온지 4달이 되었을때다.

예상한 대로 회사 생활은 고생해서 들어간 보람이 있었다.

조금 엄격한 분위기이지만 정시 퇴근에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그리고 31살인 나를 신입 사원으로

뽑아준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니고있었다.

그 즈음에 내 관심사는 오피스텔에 가는길에 방송국을 지나치게 되는데 매주 목요일마다 퇴근   

시간에 항상 마주치게되는 한 여성이었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얼굴에 수수한 모습과 특히 슬픈듯 쳐진 눈꼬리가 나의 이상형과 딱 

맞아서 이사온 주 부터 눈여겨 보고있었다.

저번에 보니 방송국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여서 방송국 직원일까? 생각했지만 매주 목요일에만

나오는걸 보니 아닌가도 싶고 하여간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저 여자에게 말을 걸어볼까 하는것이 사실 가장 큰 고민이었다.

여자에게 말을 걸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찾아왔다.

전날에 눈이 많이와서 길이 많이 얼어있었는데 여자가 신호등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미끄러졌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데는 없으시구요?"

나는 이때다 싶어서 얼른 부축해주며 말을 걸었다.

"아 네... 다행히 다친데는 없는것같아요. 감사합니다."

여자가 멋쩍은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여자는 재빨리 자리를 뜨려는것처럼 보였다.

'안된다. 이렇게 끝나면 언제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 라고 생각한 나는 용기를 짜냈다.

"저기.. 매주 목요일마다 여기서 나오시는데 여기서 일하시나요? 아니 스토커 같은건 아니구요.

그냥 오해하실까봐서요. 하하... "

내가 보기에도 정말 횡설수설하고 수상한 말이었다.

"아뇨 목요일마다 방송국에 일이 있어서요. 수상해 보이지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여자는 차분하게 말했다.

"사실은 제가 항상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실례가 안된다면 전화번호좀 알 수 있을까요?"

"아... 죄송합니다. 그건 안될것같아요."

잠시 고민하는것 같더니 이내 거절하고 말았다.

"하하... 어쩔수 없죠 뭐 그럼 조심히 가세요."

"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조용하게 말하고는 뒤돌아 가버리는 여자에게 씁쓸한 기분을 느꼇지만 

어쩔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오랜 시간동안 그 여자를 봐 왔지만 특별한 관계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만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시 또 3달이 지났지만 매주 목요일마다 그 여자와 퇴근 시간에 어색한 조우를 해야했다.

그러다 사건이 터진것은 나의 기억으로는 3달이 지나고도 또 2주일인가가 지난 후였다.

정확한 날짜는 일기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대략 그쯤 이었을것이다.

목요일마다 방속국 정문 근처에서 마주쳤었지만 매주 마주치는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안보이는

날이면 그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여자와 말을 해보기 전에는 조금이라도 더 보고싶다는 생각에서였지만 그 후에는 되도록이면
    
피해가기 위해서였다.

그날도 여자가 안보이기에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는데 방송국을 나와서 있는 모퉁이에서 그 여자와 

나이대가 비슷해보이는 사람들이 말싸움을 하고있었다.

그러다가 몸싸움으로 번지나 싶었는데 멍하니 보고 있다가 그 여자와 내가 눈이 마주친것이다.

아불싸 싶었지만 벌써 그 여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에게 달려와서 아무 말 없이 나의

뒤에 숨었다.

"뭐야 아는 사람이야? 니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것같아?"

"이런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제발 다른 사람도 좀 생각해!"

말싸움을 하던 사람들이 우르르 쫒아와서는 그 여자에게 부탁하는듯 하면서도 협박하는 어조로

계속 말했다.

"저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는 오빠인데요. 많이 놀란것 같으니까 오늘은 그만 

돌아가주세요."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여서 설마 어떻게 되겠어 하는 

생각으로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아니 정확히 그 네명은 조금 더 궁시렁 거리면서 뭐라 말을 하더니 화가 난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 후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여자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위험하다는 생각에... 그리고 정말 감사해요. 그렇게 얘기

해주셔서요."

여자는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표정으로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에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럼 반가웠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나는 원래 한번 아니다 싶으면 아닌 성격이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 없이 작별인사를 했다.

"저기 잠깐만요!"

내가 뒤를 돌아서서 가려는 찰나에 여자가 붙잡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혹시 집이 이 근처시면 오늘만 재워주실수 있나요? 저 사람들이 따라올까 걱정되서요.

부탁드릴게요."

"아 음... 네 뭐 그러시다면 저도 걱정되니까 재워드릴게요. 집은 여기서 가까워요."

"정말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갚을게요."

이상형인 여자가 울먹이면서 말하는데 아무리 마음이 없다고 해도 거절할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피스텔로 돌아와서 별로 대화도 없이 따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자는 없고 아침이 차려져있었는데 그 날 저녁에 나의 핸드폰으로

어떻게 번호를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에게 문자가 왔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 여자를 만나서 식사도 하게됬고 자랑은 아니지만 그 여자가 먼저 고백해서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여자의 나이는 27살이고 방송국 소속 발레리나로 공연을 하다가 일이 생겨서 그만두고 지금은 

근처 대형 마트에서 일을 하고있는데 집에는 도저히 발레리나를 그만 뒀다고 이야기하지 못해서 

밖에 나와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외로웠고 해서 동거를 하기로 하고 나의 오피스텔로 짐들을 옮겼다.

그런데 왜 매주 목요일마다 방송국에 가냐고 하는 질문에는 아무리 물어봐도 그냥 일이 있다는 

말 외에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굳었지만 나는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었다.

동거한지 2달이 다 되어갈 무렵 목요일에 여자와 난 둘이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택배라도 왔나 싶어서 밖을 내다보니 저번에 여자와 말싸움을 하고 있었던 그 사람들이었다.

여자에게 가서 조용히 얘기했더니 표정이 굳으면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말라는 표시를 했다.

하지만 쾅쾅거리는 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되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냥 니가 여기 있다는것만 확인하면 우린 갈테니까 확인을 시켜주던지 아니면 계속 이렇게 

문을 두드릴거니까 알아서 해!"

나는 여자가 여기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

혹시 여자한테 빚이 있는게 아닐까? 빚쟁이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고 여자는 안되겠다는듯이 나보고 화장실에 들어가 있으라고 한 뒤

걸쇠를 걸고 문을 열더니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잠시뒤에 그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나서는 여자가 돌아와서 역시나 불안한 표정으로 

식탁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괜찮아? 이게 도데체 어떻게 된 일이야?"

나는 궁금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물었다.

"응. 괜찮아 이젠 적응됬어... 그냥 저 사람들이랑 좀 안좋게 엮여있어 오빠 신경쓰지마.

오빠한테는 피해 안가게 할게"

예상외로 빨리 평정을 찾은 여자가 차분하게 말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혹시 나한테 말해줄수 있어? 그럼 마음이 더 편안해질거야"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는 여자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나는 절대로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다고 약속에 약속을 거듭하고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자가 처한 상황을 요악하면 이렇다.

저 네명은 방송국 소속 발레단원들인데 같이 일하던 동료였다고 한다.

많은 동료들 중에서도 저 네명과는 마음도 잘 맞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특별히 친했었다고 한다.

사건은 작년 여름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사건에는 여자에게서 처음 듣는 인물이 껴 있었다.

그 네명과 여자와 평소 사이좋게 지내던 무대 감독이 있었는데 나이는 50대였지만 생각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몰려다니는 네명과 여자를 잘 챙겨줬기 때문에 자주 그 무리에 껴서

식사도 하고 어딜 가기도 자주 했다고 한다.

작년 여름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휴식 기간에 무대 감독과 무리들은 동해로 여행을 갔었는데

사건은 밤에 가진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다들 취한 가운데 평소 기분파인 한 남자가 갑자기 울면서 숙소를 뛰쳐 나가더라는 것이다.

다들 놀라서 잠시 서로만 쳐다보다가 다 같이 뛰쳐 나가서 그 남자를 따라갔지만 모두들 술에 

꽤나 취해 있어서 따라 잡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도착한곳은 높은 바위였는데 아래에는 파도가 거세게 치고 있었다.

울면서 나간 남자는 갑자기 다가오면 자살을 한다고 협박하는데 평소에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자칫 잘못하면 정말로 죽을수도 있는 높이여서 나이가 가장 많은 무대 

감독이 천천히 다가가서 설득을 하다가 재빨리 끌어 내릴려고 하는 찰나에 자살을 하려했던   
  
남자가 피해버리는 바람에 자살하려던 남자를 구하려던 감독은 바위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술이 번쩍 깬 자살하려던 남자와 다른 사람들 그리고 여자는 어찌할줄 모르고 서로만 쳐다보다가

한 사람이 겁먹은 표정으로 숙소로 뛰어가자 모두들 따라 들어갔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콕 찝어 말하자면 자살하려던 남자의 잘못이 크지만 딱히 고의적으로 한것도 

아니고 본능적으로 피한것에 감독이 발을 헛딛여서 떨어진 사건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일이 밝혀지면 어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 일은 네명과 여자만 알고 있자는 결론이 났다.

그 사건은 늦은 밤 한적한 바닷가여서 목격자도 없었고 감시 카메라도 없었기 때문에 술에 취해서

모두 잠들은 사이에 감독이 바위로 올라가서 스스로 자살했다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평소에 밝고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그 감독이 자살했다는것에 방송국 사람들은 당연히 

의심을 품었고 같이 몰려다녔고 사건이 일어난 그 여행에 같이갔던 네명과 여자에게 안좋은 

눈초리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유난히 죄책감을 크게 가졌던 여자는 결국 방송국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다른 일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네명은 여자가 발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결국에는 그 네명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방송국에서 만나서 서로를 감시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여자는 일을 그만두고 근처에서 묶여 살게 되었고 그 넷은 서로의 눈치만 보면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 여자를 구해준 그 날에 사실 구해줬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하여간 그 날에

여자가 계속 이대로 살 수는 없다고 자기를 그만 보내달라고 그 넷을 설득하다가 일이 그렇게

된 것이다.

그 넷은 가끔 그 여자가 살고있는 월세방에 찾아가서 이사를 했나 안했나 확인하기도 했는데

여자가 모임은 나오지만 말없이 나의 오피스텔로 집을 옮겨서 모임이 끝나고 몰래 미행한 

것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여자도 걱정 되었지만 사실 나의 안위가 조금 더 걱정이 되었다.

괜히 이 여자를 받아준건 아닌가 혹시나 나도 이 일에 얽히는건 아닌가

그냥 듣지 않을걸 끝까지 들은 내가 원망스러워졌다.

그 후로는 나도 목요일만 되면 불안해졌고 정말 치사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여자를

나에게서 떼어내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빨리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여자가 알려줬는지 다른 방법으로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그 넷은 나의 번호를 알고 

있었고 가끔씩 나에게 여자를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전화는 정말 그 여자를 확인하는 전화였고 여자랑 도망갈 생각이면 큰일날거라고 으름장을

놓기는 했지만 내가 그 일을 알고 있다는건 모르는듯했다.

여자는 평소에도 좀 우울해보였고 자신이 평생 해온 발레까지 그만 둔 상황이어서 섣불리 

헤서지자고 얘기했다가는 여자가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것 같았다.

나도 힘들게 구한 직장이고 너무나 마음에 드는 직장이어서 결국 좀 돌아서 출퇴근을 해야하지만

직장을 중간에 두고 정 반대편으로 몰래 이사를 가기로 했다.

어차피 여자는 궁금증이 많지 않은 성격이라 나의 직장이 어디 있는지는 대강만 알고 사실

나를 좋아하는게 맞나 생각될 정도로 나에대해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 넷에게는 이사가고 난 뒤에 여자와 헤어졌다고 연락하면 될 것이고 답답하긴 해도 몇달만

몸을 사리고 다니면 금방 잊혀질거라 생각했다.

여자는 매주 휴일이 2일 있지만 어떤날에 쉬는지는 매달 초에 시간표가 나오기 때문에 날짜를 

맞추기는 매우 힘들었다.

급하게 해야했기 때문에 아깝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들은 아주 중요한건 빼고는 포기하기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나갔다.

마침내 다른 오피스텔을 구하고 내일 당장 짐을 빼주기로 주인과 계약했다.

생각보다 좀 멀긴 하지만 어차피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다.

계획대로 화요일날 연차를 내고 이삿짐 센터를 불러서 여자가 일하러 간 사이에 재빨리 짐을

옮겼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이 거의 텅텅 비어 있을텐데 내일까지 여자가 자기 짐을 다 뺄 수 있을까

또 당장 잘 곳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 여자는 불안한 마음에 자기를 지켜줄 보디가드 비슷한 사람을 찾았고

가장 만만해 보이는 나를 택했을지도 모른다.

이사를 하고나서 한동안은 별 생각 없이 덤덤했다.

원래부터 자취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혼자 사는것에 거부감은 없었고 여자와 그 네명이 

없으니 마음도 편안했다.

그 네명에게는 여자와 헤어졌다고 전달해주었는데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아마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사실대로 털어놓았어도 별로 큰 일은 안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냥 평소대로 살았어도 아무도 발설하지 않고 잘 살지 않았을까?

내 생각엔 그 여자가 멍청하게 죄책감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했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를 

감시하게 된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게 얼마간의 평화로운 시간이 지나가고 어느 목요일 밤 나는 퇴근하고 술을 한잔 한 상태에서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현관문 앞에 서서 심장이 멎을뻔했다.

집 안에는 여자가 들어와 있었는데 여자만 있는것이 아니라 그 넷도 함께 있었다.

망할 오피스텔 비밀번호가 전에 살던 곳과 같아서 들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조심성이 없는 나의 행동에 큰 후회가 드는 순간이었다.

"여.. 여긴 어쩐일이야? 하하..."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듯 얘기하려 했지만 저절로 말이 더듬어졌다.

"정말 저 남자가 우리한테 있었던 일을 안다 이거지?"

네명중 체격이 가장 우람한 남자가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걱정하지마 우린 널 해치러온게 아니라 그냥 얘기를 하러 온거니까"

"근데 정말 저 남자가 다 말해버린다고 하고 도망쳤다고?"

"일단 앉아서 얘기를 해야겠는데 괜찮겠지?"

내가 여자 몰래 이사간 일에 상처를 크게 받았는지 여자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망할년이 저 네명한테 헛소리를 한 것 같은데 들어가서 조용히 얘기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단 여기서 피하고 난 뒤 신고를 하던지 하자고 생각하고 나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별로 높은 층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계단을 통해 재빨리 주차장으로 향했다.

여자와 네명도 그런 나를 보고는 전속력으로 나를 따라왔다.

다행히도 내가 먼저 차를 타고 도망갈 수 있었는데 역시나 그 새끼들도 차를 타고 쫒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별 일 아닌것같은데 왜 저렇게들 죽일 기세로 쫒아오는지도 모르겠고 어쩌다 내가 

이 일에 엮였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한손으로는 112를 눌렀다.

하지만 경찰서에 전화해서 아무리 말해봐도 믿어주지를 않았다.

하긴 나라도 이 밤에 다섯명이 나를 이유없이 쫒아온다고 하면 피해망상증에 걸린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유도 확실히 납득이 안가는 어이없는 한밤의 추격전이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뒤에 나를 쫒던 차가 안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는 불안한 마음에 오늘은 아는 선배네 집에서 자고 내일 경찰서에 가서 저 미친

사람들에 대해서 모두 말하리라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선배네서 자고 일어난 뒤 평소대로 출근하고 점심 시간에 근처 경찰서로 달려갔다.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는데 나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 여자가 타고 쫒아오던 차가 마주오던 버스에 거의 정면으로 충돌해서 버스 기사는 큰 부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서있고 그 일행은 모두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겁니까 OOO씨?"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줄은 정말 몰랐어요."

"혹시 더 생각나는것이 생기면 연락해주세요. 제 전화번호입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회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왜 나를 쫒아오던 자동차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사고가 났을까 

말을 들어보니 버스의 블랙박스로 확인한 결과 버스 잘못이 아닌 갑자기 방향을 꺽어서

충돌한 승용차의 잘못이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를 따라올 때에 운전을 그 여자가 했었던것같다.

나는 가만히 생각했다.

왜 그런일이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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