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술약속이 있어서 집을 나서던 중, 약속상대 중 하나인 언니가 전화가 오더니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형부랑도 언니가 연애하던 시절부터 자주 봤던터라 친하고, (저랑 먼 친척관계이기도 합니다) 언니가 결혼하고 집들이때 한번가고 애기 돌때한번가고 이제 3번째라 집은 아는터라 저희는 순순히 갔습니다.
약속 인원들이 모여서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 그날 약속이 애기엄마인 언니를 배려해서 한달쯤 전부터 잡힌 약속이라 형부가 일찍 퇴근해서 애기를 봐주기로했었는데, 약속을 어기고 형부가 여태 집에 들어오질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그 언니 평소 성격이 온화하고 답답할 정도로 착한편이라 형부한테 전화한통도 하지않고 우리를 그냥 집으로 부른거 같더군요.
애기가 있는터라 술은 다음에 마시기로하고 차마시면서 수다떨고있는데 현관번호키를 누가 삐삐삐 누르는 겁니다. 처음에 우리는 형분가? 하면서 있는데 계속해서 번호를 틀리더라구요. 괜시리 무서워서 "언니 경비실 호출해야하는거 아니예요?" 이랬는데 언니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온화하더군요.
우리 전부 놀라가지고 멍하니 굳어있고, 형부는 몇번 더 벨누르도니 조용하더군요. 안지 10년가까이된 친한 언닌데 그런 모습은 처음봤습니다. 워낙 성격이 온화하고 착해서 화한번 낸적없고 우리사이에 싸움이 난다해도 늘 중재하는 역활이였어서, 저희끼리는 성붙여서 박보살이라고 불렀을 정도였는데....
"어...언니, 형부 문 열어줘야 하는거 아냐?" 제가 그랬더니 언니는 다시 평소랑 전혀 다름 없는 온화한 말투로 "아래층에 신랑 베프살아 괜찮아. 그 친구분 싱글이셔." 이러고 말더군요.
그날밤에 우리는 그집을 나오면서 육아에 지친 여인른위험하다는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출처
그 다음 주말 형부가 언니에게 1박 2일 육아 휴가를 주었고 우리는 근처 바닷가로 놀러갔습니다.
바다에 발담그며 언니는
"나 00낳고 바다 처음온다~"
하고 온화하게 살포시 웃었고,
그 전전날 형부에게, 언니가 혼자 낳은 아이니 당신은 신경쓰지마라며,
그날 이후로 여태 애기 얼굴도 안보여준다는 울음섞인 전화를 받은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