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죽은 여자친구 이야기(3)
어쨌든 유미는 죽은사람의소원으로 인해 이승을 떠도는 혼령이 되버린거야.
시후는 정말 괴롭다는 표정이었는데, 그래도 2년전보다는 아니었어
약간은 나아졌다는 표정이었지
그리고 나에게 팔에 찬 염주를 보여줬어
그 무당이 시후를 유미눈에 숨긴거야....
그 염주를 차면 귀신눈에 보이지 않는다고하더라?
집도 이사하고 얼마간은 편하게 지냈다고...더 이상 유미는 보이지 않았는데
하지만 자꾸 유미가 자기를 찾는 꿈을 꾸었데.
꿈에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막 이방저방 돌아다니면서 자기 이름을 부르더래
한 몇일은 그꿈을 꿨는데, 무당말로는 절대로 대답하지말라고....대답하면 주술이
풀려버린다면서 그렇다는거야....
유미에게서 보이지 않으니까 이제 마음껏 지내라고 안심하라고 하더래.
하지만 염주는 절대 빼지말라고....
이렇게 저렇게 시후는 유미에게서 벗어난듯 했어
난 다행이라고 위로를 해주었고...
"야 그럼 여자친구 사겨도 되겠다 야~" 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어
그러니까 시후 표정이 약간 굳으면서 나에게 말하는거야
"만나는여자가 있긴해..."
솔직히, 솔직히 다른여자 만나면 안된다는 법은 없지만
약간은 서운한 생각이 들더라.
유미는 죽어서도 곁에있고싶어했고 아직도 찾아다니는데...
"야야~ 잘됬다! 누군데 한번 보여주고 그래라!"
나는 약간의 마음의 먼가가 턱 걸리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축하는 해줬어.
여자친구는 자기보다 연상이라더라.
게다가 유미랑 엄청 닮았다는거야
보자마자 유미인줄 알고 엄청 놀랐는데, 유미를 닮은사람이었고..
그애를 까페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날 하필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상심하고있는데
그여자애가 다음날인가 시후를 찾아와서 휴대폰을 건네줬다는거야.
까페주인한테 이리저리 물어봐서 학교를 알아냈나봐. 과랑
아, 까페 단골이었어 시후는ㅋㅋ
그렇게 고맙다고 밥도 사주고 끝낼랬는데 그게 안되더래
자꾸 마주치더래. 우연히...
그러다 여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고, 시후는 몇번을 더 만나봤는데
아무런 해꼬지도 없고 아무런 현상도 없더래.
오히려 이여자를 만나서 마음이 편해진달까...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잊혀지더래
그래서 둘은 정식으로 교제하게 된거야.
몇일뒤에 그 여자애를 소개시켜줬는데 유미랑 너무 닮아서 나도 깜짝 놀랬지.
근데 유미랑은 다르게 뭔가 온화한기분? 따뜻한 느낌이었어.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걸어주는데 밝은느낌? 되게 해맑더라...
얘는 맑음이라고 부를게. 실제이름도 이거랑 비슷해 ㅎㅎ
웃긴건 나는 또 시후 여친의 친구랑 교제하기 시작했어 -_-
그리고 넷이서 바다로 여행을 가기로하고, 차를 타고 넷이서 여행을 떠났어.
펜션도 잡아놓고 바베큐파티도 하고 물놀이도하고 엄청 즐거웠어
그리고 뭐 성인이니까 *-_-* 방은 두개짜리였지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곯아 떨어졌다가, 담배가 피고싶어서 밖으로 나왔어.
그때 시계를 보니까 4시 44분이더라 (정말 또렷하게 기억나 ;;)
그런데 차세워놓은 곳 바로 옆에서 어떤 검은색 긴머리의 여자가 흰옷을 입고 쭈그려앉아서
얼굴을 파묻고 있는거야....
놀러왔다가 싸웠나....왜 저러고있지 싶어서 계속 쳐다봤어.
그리고 얼굴을 살짝 드는데 눈매가 맑음이누나 인것 같더라고
"맑음이 누나! 거기서 뭐해"
라면서 다가가는데
세상에
유미였어.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유미는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고 희미하게 미소지었어
나는...나는 정말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고.
"김..유미?"
라고 얼어붙은 입을 떼자마자, 유미가 서서히 일어서는거야
"도와줘"
분명 유미 입은 가만히 다물려져 있는데 머릿속으로 들려오는거야....
유미의 처절한 목소리가...
"나 좀...도와줘..."
그러면서 큰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
"유미야....너..."
이렇게 말하는데 유미는 사라지더라...
다음날 멍하게 멍때리다가...시후한테 말할까 하다가...
그냥 헛것을 본거라고 생각하고 가슴에 묻기로 생각했어.
그런데.....
다들 집에 데려다주고 내차를 몰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차안에 누가 있는 기분이 들더라고....
백미러를 보는데 뒷자석에 누가 있는거야...
물건일까? 아니면 뭐지? 싶어서 뒤돌아보고 싶은데
너무 무서워서 앞만보고 운전하고 얼른 내려서
(주차하다 다긁었었지)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어.
그날밤 나는 유령을 봤어.
어떤 기척에 문득 잠이깨서 옆을 보는데, 어떤 소녀가 책상에 앉아있는거야.
창문을 열어놓고 잤었는데 달빛이 들어와서 그애를 비추는데,
흰 옷을 입고 검은 긴 머리를 한 여자였어.
몸집이 작고 가냘프고....유미인것 같았어.
책상앞에 앉아서 턱을 괴고 벽 어딘가를 계속 주시하고있더라고.
뭔가 과거회상을 하는듯한....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띄워져있었어.
그런데.....무섭다기보단 뭔가 너무 아름답더라고... 그 모습이
나는 계속 숨죽이고있었고...가위는 눌리지않았더라고.
그러다 그애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데 나는 눈을 꼭 감고 자는척을했어
유미는 오랜시간동안 그 책상에 앉아있다가, 스르륵 일어나서 창문밖으로 사라지더라고.
나한테 아무런 해꼬지는 하지않았는데
나는 미x놈같았어....
매일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거야.
나는 아마 그때 귀신이 되버린 유미에게 반한것같아.
홀린걸까.....나도 잘 모르겠다.
유미는 가끔 내방에 찾아와 책상에 앉아 어딘가를 계속 주시하다 사라지곤했어.
뭘 그렇게 보는걸까, 하고 거기 앉아봤는데
내가 벽에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 가족사진 등등을 붙여놨거든.
거기 시후사진이 있었어. 고등학교때의....
아마 그걸 보고가는것 같더라.
시후랑 나는 암묵적으로 유미에대한 이야기는 꺼내지않았어.
나는 얼마안가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어.
난 그때 마음 속으로 유미를 좋아해버리게 된거야.....
시후가 묘사한 유미는 무섭고, 공격적이고, 자신의 정기를 빨아먹게되버린 앙칼진 여자였는데
내가 보는 유미는 선녀같달까..달에서 찾아오는...
한번이라도 유미가 내옆에 와서 말을 걸어줬으면 싶기도했어.
유미가 찾아오는날은 주말이 가장 많았어.
그래서 주말마다 꼬박꼬박 집에 들어갔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몇번의 대시도 받았지만 다 거절했을 정도로 빠져버렸어.
그날도 유미가 내방에 찾아왔는데 책상에 엎드려서 약간 몸을 들썩이더라고.
우는것 같았어.
마음에 슬픔이 전해져온달까.....
나는 나도 모르게 유미이름을 불렀어.
"유미야"
정적이 조금 흐르더니 엎드린채로 고개를 돌려서 유미가 나를 보는거야.
"울지마라."
나는 애써 유미를 달래보려고 했어.
유미가 내쪽으로 몸을 완전히 돌리더니
"....도와줘"
한마디 하더니 또 일어서서 창문쪽으로 사라지려고 하는거야.
가지마라.
말하려는데 입이 안떨어지더라.
가지마라....
마음속으로 몇번을 외쳤는지 몰라.
뭘 도와달라는 건데.
그 이후로 유미는 내 방에 오지않았고
유미의 기일이 다가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