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십대 중반 4년째 솔로 남자입니다.
2년전, 남들보다 늦은 나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되어 이사 후 첫 인테리어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리고 2년의 사무실, 원룸 계약이 만료되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사무실 따로, 원룸 따로 생활을 해서 월세부담이 2중으로 나갔었는데,
이번에는 주거와 작업실을 합치기로 합니다.
(프리랜서 CG감독 / 사진작가 입니다.)
서울 강남권에 있는 게 많이 유리한 직업인데, 서울 강남권에서 저렴한 괜찮은 방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
낙담하고, 할 수 없이 강북쪽으로 눈을 돌리려 할 때 구세주가 등장합니다.
결혼을 하게 된 친한 친구가 서초동에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에서 신혼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 오피스텔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로부터 인테리어에 대한 허락도 받았어요.
그게 저번 겨울.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원룸오피스텔 인테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방은 평범한 실평수 8평의 작은 사무실입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아니어서 도시가스는 안들어오고요,
대신 바닥에 전기온열기와 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단 벽에 페인트를 칠합니다.
페인트집에 가서 원하는 색상을 고르고 큰 통으로 3통을 구입했어요.
별 생각없이 고른 색상이었는데, 동생이
"어, 이 색 런던 갔을 때 형이 좋다고 했던 그 파랑색이네요" 라고!!
오호...!!
넌 이제부터 런던파랑이다.
페인트 칠을 마치고 이사를 시작합니다.
지저분 주의
정신없음 주의
일이 바쁠때라
이사준비를 할 겨를이 없어서 포장이사를 불렀어요.
작은 컵 하나라도 제가 옮기는걸 허락하지 않으셨던 친절한 기사님들 +_+
정신없음 주의!!
지옥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 듯.
원룸과 사무실 양쪽에 나뉘어 있던 것들을 작은 방 하나에 쑤셔박았더니 이모양 이꼴이 되었습니다.
수납공간이 그 무엇보다 절실함을 느꼈어요.
일단 두 개인 냉장고중 작은 것 하나를 처분하고
큰 것에 시트지를 붙입니다.
참 쉽죠?
사실 가운데 손잡이 부분 굴곡 따라 붙이는게 많이 힘들었어요 ㅎ
그리고 늘 꿈에만 그리던 아일랜드 식탁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런데 MDF 합판으로 하지 않는 이상, 집성목으로 제작하게 되면 비용이 어마어마(30~50만원) 하게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앵글 프레임!!
스케치를 하고 설계를 하고 재료들을 주문 합니다.
요 앵글을
뚱딱
뚱딱 해서 프레임을 만들어 줍니다.
나무들 사포질 시작!
마치고.
스테인과 마감재로 나무를 칠해줍니다.
그리고 조립!
완성~~~
가운데 부분에는 전자렌지 등등이 들어가게 됩니다.
사진은 안찍었는데 앵글로 옷장도 하나 만들었어요.
이제 수납공간 확보를 위해 선반들을 설치합니다.
식탁과 마찬가지로 집성목에 색을 칠해 달아주었어요.
그리고 제가 찍은 사진들을 가운데 붙여주었습니다.
저번 첫 인테리어와 마찬가지로 삶의 질을 올려줄 조명설치에 들어갑니다.
기존에 있던 형광등은 다 떼어내 보관하고
유리병 조명, 상들리에 등등을 달아주기로 합니다.
재료들을 사오고,
병뚜껑에 구멍을 뚫어 소켓을 끼워줍니다.
LED 전구를 사용할 예정이라 열은 그리 많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발생되는 열을 나가게 해줄 구멍도 뚫어줍니다.
그리고 천장에 설치.
뙇!!!!
불을 켜면 이렇게 되요.
식탁 위에 상들리에를 달아주고
현관문에는 포인트 조명을 달아줍니다.
현관문이 칙칙하니.
더 칙칙하게 바꿔줍니다. (feat 시트지)
그리고 인테리어의 천국 이케아에 들러 장을 봐옵니다.
아일랜드 식탁용 의자와 침구류, 구석구석 포인트를 줄 조명들과 생활 소품들을 구매했습니다.
실은.... 식탁 의자랑 조명 몇 개만 사러 갔는데..... 결재하고 보니 60만....
그래도 사고 싶은 것들 투성이었는데 ㅠ 집이 작아 둘 곳이 없어서 지름신을 그나마 막았습니다 ㅎ
이제 완성 사진.
어머, 거울에 미남이 서있네요.
가장 좋아하는 공간.
식탁 위에 어여쁜 라디오는
이렇게나 예쁩니다.
20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음질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지만, 분위기 살려줄 만큼의 소리를 내줍니다.
라디오 CD 블루투스 가능!
기본 옵션으로 1구짜리 작은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지만,
요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2구짜리 휴대용 버너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건물이예요)
네. 저는 오타쿠입니다.
형탁이형처럼 되는 게 인생 목표입니다.
아름답다!!!
여기저기 오타쿠의 흔적.
EXID 뮤직비디오 소품으로 쓰였던 열쇠가 조기 있네요 ㅎ
하니씨의 손길이 아직도 느껴집니다.
침대쪽에서 바라본 주방
식탁 옆의 커피 테이블
냉장고.
역시 처음 해보는거라, 처음에 붙일 때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좀 흐르니 옆 부분의 시트지가 우네요 ^^;;
자동차 시트지 랩핑하는 분들 진짜 대단 +_+
냉장고 옆에 아까 살짝 언급했던 앵글로 만든 옷장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작은 취미. 건프라
책꽂이에 아크릴판과 LED 조명을 달아서 장식장으로 만들었어요.
오른쪽에 걸려있는 안전모는 스노우보드 탈 때 쓰는 하이바입니다.
영롱하다..
왕자행거 기둥과 철망으로 만든 파티션.
공간을 분리해주면서, 뚫려있어서 좁은 공간 인테리어에 좋아요.
아늑한 침대.
이케아에서 구입한 이불인데 까슬까슬해서 너무 좋아요.
스탠드도 이케아 제품
다양한 스탠드 기둥과, 여러 크기의 갓을 선택해서 조합할 수 있는 제품이예요.
작업공간.
아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거 정리가 아주 잘 된 상태입니다.
너저분해 보인다면...
기분탓이예요 ( ^-') 찡긋
가운데 그림은 위에 말한 런던에 같이 갔던 친한 동생의 작품
굉장히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예요.
그림 좋아하시는 분들 마음에 쏘옥 드실 듯 ^^
요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바쁜 일정 쪼개서 조금씩 작업하다보니 장장 7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자랑하기 위해 슬슬 집들이를 시작합니다.
백종원 아저씨의 치킨스테이크.
닭발골 작업이 엄청 재미있더라고요.
요게 처음 했던 거고 이 뒤로 두 번 더 해먹어서 이제 닭발골 마스터!!
쯔유 연어덮밥 입니다. 요것도 처음 해봤는데 핵꿀맛!!!
이건 베이컨 에그컵.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인데 엄청 간단해요.
세 번째 치킨스테이크. 처음 만들어 본 레모네이드
피클은 만들 시간 없어서 마트에서 사왔는데.,. 실패... 맛없어요 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