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초창기에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완투·완봉을 밥 먹듯이 했다. 그때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KBO 리그도 21세기 들어 투수 분업화가 정착됐다. 투구수 관리도 점점 철저해진다. 때문에 요즘은 완봉승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실제 2000년 이후 한 시즌에 두 차례 이상 완봉승을 기록한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즌으로 따져 26명에 불과하다. 2000·2013·2014·2016년은 아예 해당자가 없었고 국내 선수들은 총 19번에 그쳤다.
2000년 이후 시즌 최다 완봉승 기록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이하 당시 소속팀 기준)가 기록한 4번이다. 3완봉승은 총 5번 있었는데 2001년 최상덕(KIA), 2009년 송승준(롯데), 2010년 류현진(한화), 2011년 윤석민(KIA), 2015년 에스밀 로저스(한화)가 달성했었다. 류현진-윤석민이라는 당대를 대표한 거물급 투수들도 한 시즌에 세 번 넘게 완봉승을 기록한 적은 없다.
실제 임기영의 지금 이 기록도 2012년 서재응(KIA), 윤석민(KIA), 노경은(두산·이상 2회) 이후 최고의 페이스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임기영이 한 번 이상 더 완봉의 기회를 가져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기록이지만 이미 두 번이나 그런 모습을 보여준 임기영이기에 관심이 모인다.
100구 이상을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는 기본적인 스태미너가 있는데다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임기영이다. “타자를 상대할 줄 아는 투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투구수의 가장 큰 적인 볼넷 허용도 적고, 위기관리능력도 가졌다. 물론 완봉의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런 흐름이 만들어졌을 때 임기영의 투구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출처 |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610064112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