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현대씬이 나왔을때 사범님의 손에 든 커피가 남편을 찾는 단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씬이 꾸준히 진행되고 그리고 마지막회의 감동씬을 만나고 나서 비로소 알게되었죠.
남편을 찾는 단서의 용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현대씬에서 사범님은 너무나도 편한 포즈로 늘어지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합니다.
과거로 가서 과거의 최택에게 커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최택이란 사람은 수면제,수면유도제 없이는 잠을 이룰수가 없는 사람이죠.
억지로 잔 잠도 많이 자는 것 같진 않고 그만큼 예민할 겁니다.
또한 잠을 많이 자지 못하니 그만큼 집중할 수 없었을 겁니다.
택이 커피를 마시는 씬은 대부분 바둑판 앞에 앉았을 때.
택에게 커피는 기호품이 아니라 각성제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대씬으로 돌아와서 그런 그가 편안하게 커피를 마신다?
아무것도 집중할 게 없는 덕선과의 대화에서?
거기서 서서히 의심을 시작했습니다 전.
사범님이 마지막회에 덕선이 먹던 것을 하나 받는 것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 까까를 먹으려고 하죠.
(비록 통을 잘 못여는 모습으로 수많은 논란의 표적이되어 통 못여는 것으로만 집중받은 그 씬!)
그제서야 의문의 답이 풀리더라구요.왜 그 씬을 작가가 넣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떤 결혼식보다 그 어떤 미래생활보다 그 한씬이 중요하게 들어갔던 이유를 말이죠.
이제까지 사범님이 먹은 것의 지분을 볼까요?
쌍문동 사람들이 육해공으로 맛나게 드실동안 택이 먹은 것들 말입니다.
보리차>우유>각종 죽(그나마도 다먹은 적은 딱 한번 덕선이 준 흰죽.나머진 몇술 뜨는 것도 힘들어 보일정도)>커피
택의 먹을 것에 대한 대사도 죄다 안먹어서 걱정이다란 말뿐입니다.
예민해서 아무거나 먹지도 않고 덕선이 준 것과 같이 먹은 것은 조금이라도 먹지만
대체적으로 택이 먹은 것은 스스로 먹었다기 보다 살기위해 집어넣은 것에 불과해 보일정도..
그런 택이..그런 사범님이 스스로 까까를 드신다?
덕선이 먹던 것도 아니고 덕선은 손도 안댔는데 자기가 원해서 못여는 통을 부여잡고 끙끙댈정도로?
보이시나요?
집중하려고 마시는 커피도 아니고 이제 기호품이되어 편하게 즐기는 커피.
까까도 먹을 만큼 도는 입맛.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만큼 행복이 충전되어 있는지 맘편하고 속편하고 몸편하고 사랑도 충만한지 그 한씬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이제 좀 사람같이 살게된 거예요. 최택은..
그리고 그렇게 불친절하지만 "포인트만" 보여주는 최택이란 캐릭터에 대한 작가와 피디의 연출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까까씬이 저에겐 큰 감동일 수밖에 없어요.
뚜껑 논란에....가려져 빛을 못본 씬이라는게 너무 분할정도로!!!
사범님 사모님 행복하세요
*전 참고로 최택이란 캐릭터를 은유적으로 포인트만 딱딱 나오게 보여준걸 좋아합니다.
이 이야기가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는 이상...최택을 너무 부각시키면 가족극이 죽어요.
그렇다면 은유적으로 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에만 딱딱 나타나게 하는게 전체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최택이란 캐릭터도 느리지만 어느새 옷을 적시고있는 가랑비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사랑을 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고 봅니다.
상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도 좋습니다.
(응팔갤에 썼던걸 존대로 바꿔서 써서 어색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