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선거개입...진실을 덮으려는 KBS뉴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사건을 보도하는 KBS뉴스가 여권을 향한 편파에 있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정치 예속적 방송이 향후 수신료 현실화 과정에서 커다란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정 후보의 당락 여부를 떠나 국가 정보기관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이는 국가의 기본 질서 자체를 흔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건을 닉슨 대통령의 사임까지 불러온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교하는 것도 이번 사건이 가지는 중요성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진실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하고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가장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보도하는 KBS뉴스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완전히 예속된 상태다. 국정조사 일정을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노력한다는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청와대의 묵인 아래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제기한 ‘NLL 대화록’이라는 정치적 음모를 KBS는 충실히 재생산하고 있다. 과거 국영방송 또는 국가 권력에 예속된 공영방송 시절에 보여줬던 행태와 비슷하다. KBS 보도본부 수뇌들에게 뼈 속까지 스며들어 있는 관료적 속성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동하고 있다.

     

KBS뉴스는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해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나 수사결과 발표 등 도저히 보도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에서만 사건을 보도했다. 이 같은 소극성은 그러나 새누리당이 ‘NLL 대화록’을 제기하자 180도 달라져 기획물까지 쏟아내며 NLL 이슈를 확산시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NLL 카드를 다시 꺼낸 다음날인 6월 21일 KBS뉴스는 NLL과 관련해 무려 5꼭지를 보도할 정도였다. 이 보다 더 정권의 논리를 잘 대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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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KBS는 수신료 인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그에 따른 보도들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온라인상에서는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유는 KBS의 정치예속성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도청 의혹으로 스스로 수신료 인상을 좌초시키더니 이제 또 다시 정치예속성을 노정함으로써 수신료 인상 반대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것을 보도본부 수뇌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2013. 6. 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