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만한게 무슨 온 집안을 정복할 태세로 사방에 영역 표시를 하고 다녀
장판, 가방, 비닐봉지, 수건, 이불, 옷이 영롱한 노란 빛으로 물들고
6개월이 넘어가더니 다리 사이에서 고추가 아니라 웬 마물을 소환하여
자기 허벅다리보다도 큰 붉은 그 무엇을 흔들며 엄한 짓을 하며 뛰어다니기에
같은 남자로서 눈물을 머금고 중성화 수술을 알아보기에 이르렀다
동물병원에 전화를 하니 목소리가 참 예쁜 처자가 받았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는데 단어 하나를 내가 알아듣질 못했다
"아그리고 잠복고환은 아니죠?"
'네? 뭐라구요?"
잠보꼬..뭐라고?
'아 잠복고환 아니냐구요."
'아.. 다시 한 번만 말씀해주시겠어요?"
전화기 너머로 계속 생소한 단어가 들려왔다. 전화받던 여자분도 안되겠다 생각했나보다.
"그러니까, 부랄이요, 부랄! 부랄이 밖으로 잘 튀어나와 있나요? 안으로 들어가있지 않고?"
...맑은 하이톤의 여자 목소리로 저 단어를 들으니 민망함이 온몸을 감쌌다.
뭔가 죄지은 기분이었다. 예쁜 목소리로 내뱉는 부랄..부랄..부랄라랄랄라..
'아, 네네. 잘 나와 있어요. 늠름합니다."
..뭐가 늠름해..
우리는 3초 정도 말이 없었다.
내일 형아랑 부랄떼러 가자 땅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