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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다녔던 회사 이야기.... ( 쓰다보니 길어짐 )
게시물ID : soda_26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뭘꼬나봐
추천 : 19
조회수 : 437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1/18 17: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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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이 부끄러워 자신감이 없으므로 음슴체...

문뜩 생각난 지난일을 써보고자 글쓰기를 시전 함 

약 10년 전 

저는 결혼도 하고 애도 하나 있는 상황에서 마눌님의 응원에 힘입어  

나의 업무 성과를 가로 채며 사장에게 나를 비하하는 상사를 뒤로 하고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백수가 된 시절이 있었음

애도 있고 마눌님도 있는 백수인지라 일자리도 알아보지 않고 그만 둔것을 뼈져리게 후회 할쯤 

강남에 본사를 두고 경기도에 공장까지 있다는 회사에서 전 회사에 받던 연봉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하며 

저를 면접에 불러 주셨슴 

면접당일 사장님이 직접 지하철 역까지 데리러 오신다는 ...... 그런 회사였죠

면접당일 사장님 께서는 친절히 저를 픽업하신 뒤 경기도에 있다는 공장으로 ? 가시며 

" 너 같이 덩치 좋은 애들은 급소가 어디고 한방이면 길바닥에 눕게 할 수 있다" 는 전설의 주먹을 가진 분이 사장님이 셨음
( 참고로 본인은 180에 100Kg이 넘어가는 소심한 덩치임 )

공장으로 가는 차안에서 1차면접 비스무리한 것을 마친 뒤 도착한 공장 ...... 

납땜 삼매경에 빠진 다섯 분의 아주머니와 공장장 이라 칭하는 머리 희끗하신 분 , 배달을 주업무로 하시는 과장님 

개발직 직원 한분 ... 이분들이 저를 반겨 주시던군요 .... ( 참고로 회사 전직원은 10명 이었다는 사실은 일주일 이나 지나서 알았다는것이 함정 )

면접은 간단했고 .... 나는 그자리에서 출근 하라는 합격 통지를 받았슴 .....

추가로 다른 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없던 저는 아이와 마눌님을 굶길 수 없어 회사에 충성을 맹세 하고 다음주 부터 출근 하기로 하였슴. 



출근 첫날 강남 본사에 출근하여 경리 직원분과 인사하고 급여 제도 및 4대 보험 관련 이야기를 들었는데 ....

월급이 나와 이야기 한 금액이 아님 ㅠㅠ

나의 업무 성과를 보고 다음달에는 약속한 액수를 준다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시는 사장님 .... 

난 여기서 이 회사는 오래 다닐 곳이 못된다고 1차로 판단함



회사에서의 주 업무는 회로 설계 및 프로그램 코딩 ... 

딱 한달 일하는 동안 전 사수 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반년동안 못한 일을 깔끔히 해결 함 ...

이쯤 되면 다음달 능력 인정 받아 월급이 다 나올 꺼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을꺼라고 생각됨 

하지만 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시는 사장님은 월급날 입금을 해주시지 않으심과 동시에 

나에게 지역 의료 보험이라는 빅엿까지 날려주심 ....

다음날 경리에게 문의 한 결과 보통 3달 지나야 4대 보험 가입해 주신다는 .... 주도 면밀한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 하는 깨달음을 얻고 그만 둬야 한다는 충동이 가슴속 깊이 올라오기 시작함 

월급은 몇차례 나의 독촉에 의해 일주일 뒤 나의 통장으로 입금되고 .... 

사장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며 4대 보험은 당장 필요 하며 다음달 월급은 무조건 월급날에 입금해 줄것을 정중히 부탁함 ...



회사에서 하는 일은 별거 없었음 

개발일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고 난 뒤 사수(사실 내가 알려주는게 더많아 사수라고 하기에는 뭐시기한 )는 나에게 나의 노하우가 담긴 회로도와 

프로그램 소스를 친절히 설명해 주길 부탁함 ...

나는 오픈 마인드이기 때문에 친절히 한줄한줄 설명해줌 ..... 하지만 듣는 사람은 이해를 못하는것 같았음 

또한 배달인력이 철저히 부족했던 회사에서는 나에게 배달의 업무도 추가시켜줌 ....

회사에 출근해서 심심할꺼 같으니 아주머니 들과 남땜의 즐거움도 주심..

두달이 다 되어 갈쯤 회사 직원들과 어느정도 친해 졌을 무렵 나 이외의 사람들은 3개월이상 월급이 안나오고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듣게됨 ... 특히 공장장님은 5개월이나 입금이 안되고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들음 ...

이즈음 두번째 월급을 떼이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밀려와 인터넷에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했지만 ... 

아직 못받은건 아니기에 기다리기로함 

그 후 시간이 흘러 다음 월급날이 다가오고 .....




대망의 월급날 ... 사장님은 나의 기대에 부응 하여 통장 잔액의 변화가 없도록 해주심 

나름 열이 받아 사장님께 여러번 말씀 드림 ... ( 이는 여러번 말하는 동안 월급을 안주셨다는 말임 ㅠㅠ )

월급의 연체가 2주나 더 지속 될 무렵 나는 사장에게 최후 통첩을 날림 ...

다음주 까지 입금이 안되면 회사와 빠이빠이 하겠다고 .....

사장은 오키오키를 시전 하여 나에게 안도감을 줌 

이때 나는 이미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되었고 

주말 부부 생활을 하던 나는 마눌님을 호출하여 상황을 미리 이야기함 ...

마눌님 께서는 쿨하게도 그만 두라는 말을 날려주심 .... ( 사실 내 표정이 울상이었기에 허가해 주신듯 )

사장과 약속한 날이 되어  난 통장을 확인하였지만 나의 바램과 다르게 통장 잔액은 그대로 였음 

하지만 약속한 당일 이고 저녁에 넣어 줄 수 있으니 내일 아침에 다시 보자고 생각함 ... 여기 까지가 나의 인내심의 한계였음 




다음날 아침 출근 하기전 잔액을 다시 확인 해봄 ...  

통장 잔고 변화 없음  !!!!

그 순간 이성의 끊이 날라감과 동시에 나의 전화기도 꺼짐 ....

마눌님의 옆자리로 다시 들어가 나는 아침 잠을 청하고 그동안 고된 업무로 인해 12시에나 일어나게됨 ...

그후 오랜만에 올라온 마눌님과 브런치를 먹으며  한달 + 3주나 일한 월급을 아까워 하고 있었음 ( 이미 포기한 상태였음..)

2시쯤 사장의 반응이 궁금하여 핸드폰에 생명을 불러 들이는 순간 전화벨이 울리며 ... 사장의 번호가 찍혔있었음 

정말 켜자 마자 울리는 핸드폰을 보며 사장과 내가 이렇게 코드가 맞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

전화 속 사장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회사로의 복귀를 간절히 원하였음 ....

하지만 쿨하게 거절 하였고 ( 마눌님의 허가를 득한 상황이기에 겁날것이 없었음 )

나를 원하면 나의 통장잔고 변화가 필요하도고 어필함 .....

전화가 끊어지고 나의 핸드폰에 표시된 부재중 통화양은 50회 이상 .... 

나와 코드가 통한게 아니었고 아침부터 전화 한 것임 ...

이때 불연듯 면접날 나에게한 말이 생각나며.. 사장이 달려와 나의 급소를 한방에 날려 나를 무릎끓게 만들거 같다는 상상에 

잠시 두려움에 떨었음 

그리하여 나는 핸드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시 핸드폰을 꺼주었음 하하하

혹시나 입금 했을까 하는 생각에 은행 사이트를 4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확인도 해 보았지만 역시나 잔액은 친근한 녀석이었음 ...

이미 그만둘 생각으로 여러곳에 입사지원을 한 상태라 나에게 통화를 원하는 관계자 들의 바램에 힘입어 다시 핸드폰을 켜고 

부재 중 전화를 확인 하였지만 그런 관계자는 없었음 ....

하지만 나의 복귀를 바라던 사장의 문자 한통이 날라와 있었는데 이것이 참 기가 막혔음 

보자마자 지워 버렸기에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당장 복귀 하지 않으면 처절한 응징을 가하겠다 !! " 라는 문장 이었음 

가볍에 무시하고 문자를 삭제한 뒤 마눌님에게 저녁은 나가서 외식하자는 말을 할때쯤 

나의 핸드폰은 사장의 번호를 찍으며 힘차게 울렸기에 나는 다시 한번 사장과 통화를 하게됨

사장은 아까와 다르게 문자로 미쳐 발산하지 못한 열기를 나에게 전도 하기 시작하였고 

나는 차분히 ....  나의 통장이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길 원한다고 말했음

사장도 나의 통장 잔고가 변하지 않으면 복귀 하지 않을거라는걸 그때서야 이해 한듯 

30분 안에 넣어 주겠다고 말한 뒤 통화 종료....

이때 입금하면 예의상 회사에 나가 그만 두겠다고 정식으로 말해야 하는지 생각해 봤지만 나에게 여러번 좌절을 맛보게한 사장에게 

나와 비스무리한 좌절감을 맛보게 하고 싶었음....




30분의 기다림 끝에  정말로 입금 완료 !! ( 한달치만 들어온건 함정 ..)

하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 그대와 영원히" 를 외치고 있었기에 입금 후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 

전화 무시 후 날라오는 육두문자 메시지도  

바로 바로 삭제해 주며 입금된 돈으로 마눌님에게 저녁을 맛나게 얻어먹음 ( 통장 주인은 나지만 주인은 내가 아니라는 .... )

마눌님과 술한잔 하면서 사장 이야기에 안주는 따로 필요 없었음   하하하!!



* 참고로 본인은 여러차례 이직을 해봤지만 그때와 같이 무례하게 그만둔 경우는 처음이자 마지막임 .......


후기 : 현재는 월급 안밀리는 .. 심지어 월급날이 공휴일이면 미리 주는 회사 다니면서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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