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른 여자애들처럼 여고생인데 꾸미고싶고 예쁘고싶고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싶은데.
너무 어릴때부터 당한 왕따라서 상관 없을줄 알았는데. 신체적인 폭력이나 뭔가 뺏는것도 아니니까 괜찮았는데.
얼마전부터 남자애들까지 들으라는듯이 욕하고 무시하고 낄낄대고.
책상에 가끔 생기는 욕설과 낙서. 오늘은 이상하게 내 자리만 의자를 풀어놔서 한교시 내내 불편하게 앉아있었는데.
저번에는 내 펜 만지고 손 더러워졌다고. 또 저번에는 사소한 실수에 개념이 있네 없네, 부모교육을 못받았네, 병x같은 온갖 욕설.
누구한테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촌오빠한테 다 털어놓는데 너무 미안하고.
왕따 피해자들의 자살 소식에 나는 저러면 다 퇴학 먹여버릴꺼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도 못하겠고 너무 힘들고.
남이 하면 웃고 넘기는 실수도 내가 하면 큰 죄고 내 하나하나가 더러운거라고 취급하고.
담임선생님이 애들이랑 잘 못지내니까 부르고. 알지도 모르는 수업내용에 깨있어봤자 욕이나 듣겠지, 싶어서 대부분 엎드려있는데.
어느날은 담임선생님이 불러서 차라리 수업시간에 떠들라고.
나도 사람이라 외로움 타고 슬프고 속상하고. 외동에 아빠도 안계시고, 엄마도 저녁에 일 가시면 할머니 뿐이라 너무 외로운데.
삼촌이모사촌 가족까지 해서 20개가 안되는 전화부, 있어도 대화할 사람이 없는 필요 없는 카카오톡.
나도 같이 놀러가고, 같이 밥먹고, 같이 어울리고 싶은데.
왕따 당하는건 성격이 그런거 아니냐는 말에 먼저 웃으며 다가가도 무시. 먹을걸 줘도 내가 주는건 안먹는 애들.
수학,영어 시간에 이동해도 난 늘 혼자 앉고. 다른 수업시간 같이 앉는 아이들은 노골적인 기분 나쁨을 표현하고.
자리 바꾸는날 내 근처에 앉는 아이들은 화내고 욕하고, 그 아이들 친구들은 불쌍하다고, 깔깔대며 놀리듯 장난치며 웃고.
체육시간이 너무 싫은데. 나 혼자 강당에 있는 기분이라 차라리 교실에서 있으면 다른 일이라도 할텐데.
여지껏 정말 잘 참았는데 집에서 멀고 먼 고등학교는 중학교때보다 심했고 울컥해서 혼자 조용히 울면 또 그것도 욕하고.
왕따에 벌레만도 못한 존재로 보겠지만, 나도 사람이라 계속 견디다간 미쳐버릴꺼같은데.
무언가 빌린다는 말도, 뭔가 작은것을 요구하는 말도,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걸로도 너무 기쁠정도인데.
혼자 울컥해서 자퇴하고 싶다는 말에 OOO 너 자퇴해? 아싸 야 OOO 자퇴한데 라는 말에 자퇴가 아니라 죽고싶은데.
누군가 알아줬으면 해서 이렇게 쓰는 동안에도 혹시 너희가 보면 어쩌지 싶고.
혹시나 봐서 소문과 욕, 경멸이 아니라 사과를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는 내가 너무 한심한데.
혹시 너희가 이 글을 보면 제발 소문내거나 하지 말고 내가 너희가 본걸 모르게 혼자 속으로만 욕해줘.
나한테 왜 이러는지, 내 무언가가 너희한테 그렇게 나를 싫어하게 만드는지 알려주면 힘들더라도 꼭 고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