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5)이 3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기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수호신으로 돌아왔다.
세인트루이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2017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9회초 등판한 오승환은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시즌 13세이브(1승 2패)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이틀 연속 세이브를 포함해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면서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2.77까지 낮췄다.
고무적인 것은 되살아난 탈삼진 능력이다.
오승환은 최근 4경기에서 4⅓이닝을 던지며 매 경기 2개 이상씩 총 10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한미일 통산 900탈삼진 대기록 달성은 덤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의 최근 상승세는 커맨드를 되찾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커맨드는 투수가 원하는 위치(로케이션)에 던지는 능력을 말하는데, 오승환의 이날 경기가 바로 그랬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를 맞아 풀카운트에서 93.6마일(약 151㎞)짜리 바깥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벗어난 것으로 보였으나 구심인 마티 포스터의 손이 올라가자 곤살레스는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곤살레스는 더그아웃에서도 항의를 이어가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온 야스마니 그랜달 역시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랜달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대신 구심과 언쟁을 벌였다. 오승환의 2구째가 곤살레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것과 같은 곳으로 들어왔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이 내려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구심인 포스터는 곤살레스의 퇴장 때 항의하러 나온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게 "오늘 경기 내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코스다. 그래서 바꾸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곤살레스와 그랜달은 억울할지 몰라도 불펜에서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을 유심히 지켜본 뒤 이를 제대로 활용한 오승환의 커맨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64(4⅔이닝 5실점)의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큰 위력을 발휘했던 슬라이더가 올 시즌에는 무뎌져 탈삼진은 줄고 안타와 볼넷은 늘어났다.
부진 탈출의 원동력은 직구였다. 직구 위력이 되살아난 오승환은 슬라이더 비중을 줄이고 대신 직구 비율을 높였다. 체인지업이라는 보완책도 반등을 도왔다.
오승환은 이날 총 23구를 던졌는데, 이중 직구가 17개(73.9%)에 달했다. 슬라이더는 1개에 그쳤고, 대신 체인지업을 5개 섞었다.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 오스틴 반스에게는 직구만 4개 던져 내야 뜬공을 유도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94.1마일(약 151㎞)을 찍었다.
출처 |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602113036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