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큰 시위를 나갔고 우리중대는 방어벽 중앙보다는 약간 은 오른쪽과 중앙사이에자리잡은 2번째 방패열이었을 것이다. 시위가 시작되고 어김없이들려오는 어딘지 모르게 처량한 여성과 남성의 시위개사에이어 ~~대표 아무개의 연설이 끝나고 노동가 행진가 하는 노래와 함께 분위기는 점점 뜨거워져가고 있을때 우리는 다급히 먹은 밥이 올라오려는걸 애써 누르며 긴박한 무전과 소대장과 부관의 표정을 살피는데 여념이없었다. 무전에서 시위대의 전진을 알리는 소리와함께 드디어 제 1 방어선 앞열이 전부 스크랩(방패를겹쳐서 비늘처럼보임. 서로 끼워맞춰서 최대한으로 힘을 같이 받고 충격을 분산시키기위함) 을 취하며 자세를 낮추고 하이바의 앞 눈가리개를 내린다. 뒤에 지원조와 교대조는 자신의 장비를 다시한번 점검하며 앞으로 있을상황에 대비한다. 제1열의 긴장감이 우리에게도 전파되었는지 분위기가 삭막하다. 늘 여유있고 장난을 치던 우리 원형탈모 소대장의 얼굴에 웃음기가없어졌고 조금은 굳은 얼굴의 부관은 오늘따라 더욱 단단해보인다. 수하나가 중앙 무전을 받았는지 공지를 한다. 앞열과 시위대 대치하는순간부터 우리도 스크랩유지및 실시간 무전으로 상황지시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우리중대에서 수방패였기에 중대 방패의 중앙이었다. 평소 부장개그를하는 나도 긴장은 많이되었다. 어떻게 이 시위대앞에 서는건 언제나 긴장이되고 땀이맺히고 규모가 클경우엔 얼마나위험한지 신병때 충분히 경험했기에 주의를 단단히 주었다. 이윽고 중대 무전이 떨어졌다 '막아.' 이 한마디가 진짜 천길 낭떠러지만큼 막막하다. 시위대가 걸어온다. 우리는 약 3천 저쪽은 7천에가깝다. 그 많은 사람들이 8차선도로를 가득메우며 우리에게로 온다. 일정한 보폭도아니고 신장도 다양하고 색도 여럿이다. 하나같이 개성있고 남녀노소 다양하지만 똑같은 점이 하나 있었다. 눈빛 우리를보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혐오의 대상을 파괴하러오는 사람들 그 눈빛이었다. 그눈빛을 보니 흡사 적과같이느껴졌다. 그들이 우리를볼땐 개미들이 우글대며 뭉쳐있는것처럼 보였을것이며 어쩌면 진짜로 그래서 혐오의 눈빛을 보냈는지도모르겠다. 그 눈빛들에 자극을 받아서일까. 방패를 잡은 손이 오늘따라 힘이 들어간다. 가을에가깝지만 지금 우리는 긴장과 흥분으로 너무덥다. 땀이나고 가리개에 김이서려 앞이 잘안보이지만 그 큰 하나의 꾸물거리는 덩어리는 점점 커져가며 우리앞으로 온다. 너무 긴장하면 오히려 실수할수도있지만 그 누구도 긴장풀라는 말이 입에서 나올 여유는없다. 군에서하는 훈련은 말그대로 훈련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시위대는 현실이고 앞으로 내가 견뎌야할 파도이다. 앞으로의 상황은 시나리오가 없다. 이윽고 시위대 맨앞열과 1열이 대치했다. 마이크로 시끄럽게 뭐라고하지만 잘안들린다. 아마도 저쪽에서는 길을 열라고 이쪽에서는 그만 가라고 서로 고함지르고 있을것이라는 추측뿐이다. 옆 후임들 동기들의 긴장감과 호흡의 거침을 겹쳐진 방패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저 앞의 시위대들이 그냥 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이윽고 저쪽에서 갑시다! 라는 소리가나온다. 이건 집에가는게아니라 이쪽으로 밀고온다는것이다. 시작이다. 더이상 뇌는 생각을 멈추고 앞의 대상으로부터 나와 내열 그리고 우리부대 우리대형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생각밖에는 들지않았다. 1열이 파도친다. 밀고오려는자 막으려는자 이둘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2열은 아직 자세만잡고 대기이다. 하지만 1열보다 더 긴장된다. 우리가 방어에들어가면 3차명령인 발포(물대포)와 더불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1열의 다급함이느껴진다. 방패가 들리고 진형이 흔들린다. 직감한다. 나는 큰소리로 말한다. "중대앞으로" 복창과동시에 우리도 앞으로나서며 1열의 뒤를 막는다. 1열은 갇힌다. 앞의 시위대 뒤의 2열 양쪽에 갇혀서 나가지도 물러서지도못한다. 3열이오면 우리가 저렇게되는걸 알기에 더욱 열심히한다. 난장판이다. 우린 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욕과 물건이 날아온다. 작전계조항이다. 진압에 돌입하면 시위대쪽으로는 도발적인자세나 행위 일체의 대화가 금지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로에게 힘을주며 우리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치지않기위해 살기위해 막는다. 뚫리면 내옆의 내뒤의 동료가 다치거나 죽는다. 백화점 대박 세일때 인파에 압사한다는 소리는 지금 내앞의 지옥과 비교한다면 아이들 장난이다. 이윽고 시위대가 어느정도 물러난다. 1열은 정비 2열은 1열과의 거리를 두고 정비를한다. 없어진장비 부서진장비 부상유무등을 체크한다. 1열에 꽤많은 부상이나온듯하다. 주로 눈근처나 코 등이 많이다친다. 방패가 밀려서 자신의 얼굴이 찍히는경우다. 둘째로 손가락이다. 주로 꺾이거나 긁힌다. 세번째로 발목 무릎 등이다. 주로 골절이나 타박상이다. 이외에도 어깨 허리등 근육에 문제가오기도하지만 드물은편이다. 1열의 몇이 지원조뒤로 빠져나온다. 얼굴에 피가 가득한 사람부터 안경이 깨지고 눈이 부었으며 다양하다. 의경이 할 수 있는건 막는것과 뿌리치는것 이 두가지다. 이두가지만으로 저많은 사람들을 막으며 이정도 다친것을 다행이라며 서로를 위로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도 분하다. 왜 우리는 잘못한게없는데 굳이 나가서 막고 맞아야만하는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게 조절을 못할경우에 방패로 공격을 하는 행동을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한다. 고의는 아니다 대부분 우발적이거나 방패를뺏길상황에서 그러기때문이다.
너무 길어서 여기서 줄입니다. 자야하기에 ㅠ 이게 시위상황에서 느껴지는 실제 의경이 시위대를 볼 때의 느낌이다. 정도를 조금 길게 썻습니다. 분명 명령에의해 하는거지만 우리도 의아하고 화날때가 많습니다. 오늘같이 큰 시위가 있을때 그들은 공격이아닌 방어만을 할 수 밖에없습니다. 밀면 막는다 때리면 맞는다. 이게 의경입니다.그들은 물포 등을 쏠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급이 안되고 자격이없을 뿐더러. 앞에서 대신 맞아줄 방패이기때문에 그런걸 할 여유가없거든요. 뒤에서 쏘는건 최소 일반 직업경찰이나 사복경찰 형사들입니다. 앞을 막는게 미워도 그들도 막고싶어고 막는건 아닙니다. 어쩌면 같은 피해자에게 너무도 가혹한 평가나 냉혹한 눈빛을 보내는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