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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의 감정보다 차근차근 발전해온 덕선이 감정.txt
게시물ID : drama_377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rinel
추천 : 12
조회수 : 107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1/16 17: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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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와 감독은 1화부터 덕선이를 확실하게 드러내.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여 서러운 둘째 성덕선. 언니는 보라, 동생은 노을인데 나는 촌스러운 이름 덕선이. 언니는 안경을 바꿔주고 동생은 월드콘도 얻어먹는데, 나는 계란후라이 하나 못 먹는 둘째. 일 년에 단 하루, 주인공이 되는 날인 생일조차 언니 케이크에 얹혀서. 덕선이는 말하지. 날 사랑하는 사람은 없나봐. 난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인가봐
 

2.
축하해 덕선아 너 남자친구 생겼어라는 친구들의 말. 피켓걸 연습을 걱정해주고 소방차 춤에 관심을 가져주고, 라면먹을래?라고 물어봐주는. 18년 인생 처음으로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가 생긴 것 같아
 

3.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던 선우가 언니 성보라를 좋아한대.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그래서 항상 엄마아빠의 자랑이었던 언니를. 형제 자매있는 아이들은 알겠지. 어떤 감정인지. 그래서 덕선이는 말해. “왜 하필 성보라야? 왜 성보라냐고.” 내가 아닐 수는 있어. 근데 그게 왜 하필 성보라일까. 18세 소녀의 첫사랑 혹은 풋사랑은 이렇게 끝이나버려.

4.
첫사랑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니또를 했어. 혹자는 여기서 덕선이가 선물에 집착하는, 받기만하는 이기적인 김치녀라고 말을 해. 사실 덕선이는 선물이 중요한 게 아닌데. 누군가 나를 위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 나를 생각하며 선물을 골랐을 거라는 것, 그게 중요한건데. 평상에 누워서 우울해하던 덕선이는 택이가 마니또라고 말하자 몸을 벌떡 일으키며 말을 해. “맞지? 내 마니또 너 맞지?” 택이가 선물을 준비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고 말해.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까
 

5.
만옥이와 조현이가 다시 한 번 말해. “축하해 덕선아 너 또 남자친구 생겼어첫 번째 부추김이 실패로 끝났기에 덕선이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아. 의심하던 덕선이는 떠보기로 결심했지. 그런데 웬열? “하지마 소개팅이라는 반응이 나오네. 그래, 이번에는 맞는가보다. 정팔이가 나를 좋아하나보다. 드디어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는구나.  
 

6.
이번에 덕선이는 조금 더 적극적이야. 하지마 소개팅으로 조금의 확신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콘서트에 가자고 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대(정환이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후에 가겠다고 했지만 일단 첫 번째 대답은 거절). 같이 등교를 하고 싶어서 기다리는데 얘는 늘 나를 피해 먼저 학교에 가. 헷갈린 덕선이는 한발 크게 다가서지. 평소 5인방은 하나의 선물을 샀는데, 자신만 따로 정환이를 위해 핑크색 셔츠를 샀어. 하지만 돌아온 것은 정봉이가 핑크셔츠를 입었다는 것. 만옥이가 사준 셔츠라는 걸 시청자는 알지만, 덕선이는 알지 못해. 덕선이에게 핑크셔츠를 정봉오빠에게 준 것은 완전한 거절로 느껴져. 이후로 덕선이의 정환이를 향한 감정은 끝나지. 친구들의 두 번째 부추김에 의해 시작된 감정은 또 실패로 끝났어
 

7.
도사님, 궁금한게 있어요. 왜 아무도 저를 좋아하지 않는겁니까?” “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여잔가봐진지한 덕선이에게 동룡이는 말하지. “넌 어떠냐고.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거 말고 너, 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8. 진학진로 때문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는 덕선이지만 그때부터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굴까.
그러다가 생각이 나는 거야.
바보 같아서 늘 깍두기를 집어주고 젓가락을 뜯어줘야 했던, 챙겨줘야 했던 택이.
첫사랑의 실패로 눈물짓던 날 영화 보러가자 이야기하던 택이.
얼른 커서 장가오라고, 이게 웬 떡이냐 했던 택이.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너 예뻐라고 말해준 택이.
힘든 대국 후에 자신에게 무너지며 안겨오던 택이.
중국에 가서 보니 너무나 큰 부담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택이.
그래서 챙겨주고 싶었던 택이.
오히려 바바리맨을 보고 무너지던 자신을 몰래 챙겨주던 택이.
대회 우승컵을 떡하니 안겨주는 택이.
대국 일찍 끝날 것 같아 갈 수 있어라고 말한 뒤 그 누구보다 대국에 집중했을 택이.
약속이 취소되고, 싱숭생숭한 자신에게 키스한 택이.
콘서트장에서 혼자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기권패라는 불명예를 쓰고 달려온 택이.
바바리맨에 이어 이번에는 그냥, 난 안 추워서 옷을 벗어준다는 택이.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남자 최택

 

인터뷰에서 덕선이는 말하지.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세상에는 한순간에 눈이 맞아 불꽃이 튀는 사랑만 있는게 아니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스며들어서, 결국에는 홀딱 젖어버리고 마는.
돌이켜보면 아... 이게 사랑이었구나 하고 깨닫는 것.
너무나도 정확하게 그려진 덕선이의 감정을 왜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덕선이를 금사빠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깨닫길 바라.
덕선이가 정말로 한순간에 택이를 좋아했을까?
요즘은 가벼운 사랑이 많아. 서로 좋아한다고 쉽게 말하고, 손을 잡고, 심지어 뽀뽀도 하지만 썸이라는 말 하나로 종결해버려. 두 사람이 주고받은 감정의 깊이를 썸이라는 말 하나로 규정하고 또 다른 썸을 향해 떠나.
그런 사람들에게 선택은 말하는거야. 시나브로 사랑.
 
 
 
출처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reply1988&no=722925&page=1&exception_mode=recom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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