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닥 새로울 건 없었습니다.
반일 민족주의건, 페미니즘이건, 민주당이건, 친북 성향이건,
정의연이 나름의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었으며, 그것이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방향성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다만,
윤미향 남편 김삼석씨의 '한통련 남매간첩 사건'을 빌미삼아 그를 '삐박 종북주의자'로 적시했던 것은
한통련과 해당 사건에 대한 저의 단편적인 지식의 한계와 경솔함의 소치인 게 맞습니다. 인정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저항 운동이 당사자,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원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특정 정치색을 띤, 그리고 양국 간의 갈등만을 증폭시키는 방식만으로 흘러갔다는 것이
오히려 '돈 문제'에 가려진 이용수 할머니의 원망과 분노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그닥 변화가 없습니다.
따라서, 윤미향과 정의연,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정치 성향을 문제삼거나 그들과 친분 있는 단체들의 전반적인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일견 논점에서 어긋난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정대협 시절부터 이슈화되지는 않았지만 엄연히 존재했던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그간의 갈등의
원인과 충분히 관련이 깊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돈독 오른 할매, 노욕으로 30년 동지를 저버린 노친네 같은 악다구니가 슬슬 대두되던 시점에
마포 쉼터 관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바람에 피해자인 할머니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자는 일종의 리미터가 해제되는 듯한 징조를 보게 되었죠.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갖고, 그분의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에 대해 좀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짜맞춰 가다보면 진실의 언저리 정도엔 닿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보는 관점만이 진리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일방적으로 정의연과 윤미향을 감싸고,
이젠 그것이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으로 옮겨가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뭐 해당 주제에 대한 제 입장은 저렇고요. 그와는 별도로,
한통련에 대한 정보 부족과 섣부른 판단으로 인하여 김삼석 씨를 '종북주의자'로 본 것에 대해서는 군말 없이 오류를 인정하는 바입니다.
한통련은 유신 시절 이적단체로 규정되었으며, 김삼석 씨는 이적단체와 접촉하여 50만엔을 수령한 죄로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만,
현재의 법원이 유신 시절의 이적단체 규정에 대하여 변함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실망스런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을 간과한 것은 명백히 제 실수가 맞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좀더 세심하고 주의깊게 살피며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