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관악 구청에서 바보 주막의 주관으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이재명 시장님께서 말씀하신 "손가락 혁명"은 SNS를 활용한 정보 공유와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강연에서 직접적으로 네이버의 편향된 댓글 조작 실태를 언급하시기는 했으나 네이버만을 타겟으로 삼아 댓글을 남기라고 하신 적은 없으며 페이스북이나 밴드 트위터 그 외 대형 포털 등 다양한 온라인 상에서의 활동을 강조하셨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그것이 333운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오유에 전파되기 시작했군요.
그래서 베오베 글을 확인해 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333운동은 이재명 시장님께서 직접 제안하신 컨텐츠가 아니라 해당 글을 작성하신 유저께서 손가락 혁명을 위한 본인만의 실천 과제로 설정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교묘하게 N프로젝트와 연계되어 "손가락 혁명"이 마치 네이버를 타겟으로 좌표를 찍고 여론 몰이하라는 것마냥 둔갑해 N프로젝트의 반대 및 수정론자들에 대한 반론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양상이군요. 재미 있습니다. 정작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누구입니까.
N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련의 논쟁들이 자발적인 뉴스 보기와 댓글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가만히 있으라"는 명제인 것처럼 둔갑시켜 논의의 본질을 흐리려는 저열한 논쟁 태도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명 시장님은 지방자치단체장인 동시에 정치인이고 엄연히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입장에 서 있는 오피니언 리더입니다. 그의 발언은 특정 범주의 사람들에게 국한되어 있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들을 향해 있으며 그 발언의 책임은 오롯이 이재명 시장님에게 존재하는 겁니다. 하지만 N프로젝트는 그 양상이 전혀 다릅니다.
취지 자체는 이재명 시장님의 "손가락 혁명"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 하지만 N프로젝트는 오유라는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 해당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범주화 된 프로젝트입니다. 대외적으로 일부의 행동이 오유 전체의 행동으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오유 내부적으로 여론 수렴 과정과 공론화를 거쳐 다수의 유저들로부터 공감을 획득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상기한 바와 같이 N프로젝트와 이재명 시장님의 "손가락 혁명"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오유 내에서 기존의 N프로젝트에 대한 반론이 강화되자 그에 대한 정당성을 "손가락 혁명" 강연으로부터 찾으려는 것은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왜냐하면 N프로젝트나 손가락 혁명 모두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N프로젝트에 대해 상반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이들의 주된 골자는 취지 자체가 아니라 전략적인 방법론상의 문제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 반론하기 위해 이재명 시장님의 손가락 혁명 강연을 들고 온다는 것은 권위에 기댄 호소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