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담로제도에 대해서 백과사전에 어떻게 나와있는지 살펴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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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말의 음차로 읍성(邑城)을 의미하는데, 중국의 군현(郡縣)과 같은 지방통치조직이다. 《양서(梁書)》의 <백제전>에 따르면 전국에 22담로를 두고 왕자나 왕족을 보내어 다스리게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담로는 지방지배의 거점으로서 성을 뜻하는 동시에 그것을 중심으로 하는 일정한 통치영역을 나타내는 것이며, 일종의 봉건제라고 할 수 있다.
담로의 설치에 대해서는 웅진으로 천도한 이후로 보기도 하지만 근초고왕이 지방지배조직을 정비하고 지방관을 파견하기 시작한 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2개라고 한 것은 웅진(熊津)에 도읍하던 때의 것으로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천이 있었으며 백제 영토가 확대되었을 때에는 50여 개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담로제는 백제가 중앙집권적 정치 체제를 성립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읍락과 소국을 지배하던 지방 지배자들의 일부는 중앙의 귀족으로 전환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담로 [擔魯]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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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담로 擔魯 제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아주 먼 옜날 백제가 이런 지방 제도를 하는 전설(?) ..이 있다 카더라... 이게 우리의 감각일까요
그렇고 보면 이 담로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지명이나 고고학적 유물이나.. 이런 것을 본 기억은 없군요. .. 근데 정말 그럴까요? 한번 일본의 건국 신화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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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음과 양이 만나 교합하여 부부가 되었다. 아이를 낳을 때에 이르러 먼저 담로주 淡路州를 포 胞로 하였다. 뜻이 불쾌한 곳이 있어서 Awaji 淡路州라 하였다. 다음으로 대일본 大日本 , 일본 이를 야마토라한다.
ㅡ 일본서기 신대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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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는 음독이라고 하는 것과 훈독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눈 설雪자를 예로 들면 한국에서는 이것을 설자로만 읽지 뜻인 눈이라고 읽는 경우는 없습니다. 설중매를 설중매라고 읽지 뜻인 눈중매라고 읽지 않습니다. 일본어는 다릅니다. 어떤 경우는 설로 읽고 어떤 경우는 뜻인 눈으로 읽습니다. 한자로는 담로라고 쓰고 이것을 담로라고 읽지 말고 Awaji 라고 읽어라 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이유는 담로라고 쓰면 뜻이 불쾌한 부분이 있으니 한자로 읽지 말고 뜻으로 읽어라 그렇게 일본서기는 적고 있습니다. 일본서기에 이렇게 기록된 이후 1300년이 지난 지금도 저 섬은 한자로 담로라고 쓰고 아와지 섬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어째서 담로라고 쓴 것을 아와지로 읽는데? 담로라고 쓴 것을 담로라고 읽으면 뜻이 불쾌한 것은 무엇인데? 하고 물어보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모르니까요. 어쨋든 일본인들은 충실히 이 일본서기의 기록에 따라 한자로 담로라고 쓰고 아와지 섬으로 읽는다는 전통을 잘 지켜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백제 담로 제도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아와지 섬을 지도로 보면 저것이 과연 한 국가의 성립을 위한 모태로 적절한 지역이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보통 한 국가나 문명이 성립되는 곳은 강 유역의 넓은 평야나 그런 지역이지요. 저 섬은 지도로 보면 오히려 군사적 요충지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상황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고대 백제인의 시각에서 보면 기존의 열도에서의 가야 신라인들과의 전쟁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협도 하면서 혼합되어 가면서 수립된 나라입니다. 아마 저 섬은 고대 열도에서 있었던 백제인과 가야 신라인들과의 전쟁에서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한 거점이었을 것입니다. 4-5 세기에 열도에서 있었던 실제 상황을 모른다면 왜 저 섬이 일본 국가 수립의 모태가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 역사를 알게 되면 수긍이 되는 것입니다.
일본서기를 만들 당시에는 실제 저 섬은 담로라고 쓰고 담로라고 읽었을 것입니다. 일본서기는 고대 열도에서 백제 신라인들이 건국의 주체였다는 것을 숨기고 실제 신라 백제 가야인들의 여러 국가들의 연합으로 세워진 것을 단일 혈통으로 조작하는 것을 목적으로 위사僞史를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일본서기를 만드는 당시의 지식인들의 입장에서는 백제의 담로를 모태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수립되었다는 진실은 필히 숨겨야 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일본서기를 만들 당시에 수백년동안 담로섬을 담로섬으로 불러왔던 현실을 무시하기는 어려웠겠지요. 그래서 담로를 담로로 읽는 것은 불쾌하니 담로섬의 다른 이름인 아와지로 읽어라 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이런 것도 모른채 1300년 동안 그 전통을 잘 지켜주어 우리는 백제 담로제도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일본 네티즌들과 하면서, 일본인들이 진짜로 담로섬을 아와지 시마로 읽는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참으로 어처구니 없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과연 일본인들을 비웃을 자격이 있을까 하고요..
한국인들 또한 그들의 나라인 백제에 대해서 반도 남부의 소국 정도로 인식한 기간이 천년 이상 지속되어져 왔습니다. 담로 제도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만 현재의 지명에도 그 백제 담로 제도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왔습니다. 단지 그 지명이 열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요.. 사실 우리한테 일본인들을 비웃을 자격은 없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