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류현진 인터뷰
첫 세이브를 올렸다. 오늘 경기 소감은?
“일단 계획된 일이었다. 중간 투수였지만 1,2이닝이 아닌 4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무실점이었고. 새롭게 중간에 들어가서 기분 좋게, 운 좋게 세이브 기록도 올릴 수 있었다.”
선발이 아닌 계투로 나오는 걸 언제 알았나.
“며칠 동안 계속 얘기됐었고, 오늘 정확하게 나간다는 건 시합 전에 결정됐다. 그동안 선발로 나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중간으로 나가다가 기회가 되면 충분히 다시 선발로 올라간다고 믿었고, 주어진 상황에 맞춰 준비하려 했었다.”
불펜에서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오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지만 기회가 되면 선발로 다시 나가고 싶다.”
오늘 루틴 면에서 이전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일단 몸 푸는 것부터 모든 게 다 달랐다. 중간에 몸을 풀다가 경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워밍업 단계부터 달랐다는 점이다.”
첫 세이브를 기록한 공은 챙겼는지 궁금하다.
“네.”
현지 기자들이 떠난 후 한국 취재진과 따로 만난 류현진. 조금은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늘 4이닝을 던질 거라고 예상했었나.
“2이닝 이상은 예상했지만…. 만약에 점수를 줬더라면 당연히 교체됐을 것이다. 점수를 안 주는 바람에 끝까지 갔다고 생각한다.”
롱 릴리버로 활용하려는 구단의 방침을 전해 듣고 어떤 생각이 들던가.
“그냥 몇 게임 지나다보면 다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불펜에서 기다리는 상황이 익숙지 않았을 텐데.
“원래 6회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미리 얘기가 된 부분이다. 갑자기 4,5회 게임이 길어지는 바람에 몸 푸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패스트볼은 거의 안 나왔다.
“맞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위주로 투구했다.”
의도된 부분인가.
“그렇지는 않다.”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게 아닌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때 어떤 기분이었나.
“(이때 류현진은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승환이 형 같지 않았어요?”
자존심 면에서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텐데.
“누가 선발 투수를 하다가 중간으로 가고 싶겠나. 그건 구단이랑 위에서 정한 거니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선수가 구단의 방침을 거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팀을 위해서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받아 들인 것이다. 그리고 선발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도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요인이다. 실점도 많지 않았나. 좋은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또 다른 기회가 오길 기다릴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 나올 때는 자신의 역할이 없을 거라며 미소를 띠었다. 구단에선 류현진을 롱 릴리버로 활용하지만 매일 대기가 아닌 선발 투수들처럼 4일 후 한 번씩 등판하는 걸로 진행시킬 예정이다.
‘멘탈갑’ 류현진이 취재진을 향해 던진 한 마디.
“모든 게 내 탓이다. 내가 커쇼처럼 던졌더라면 이런 일은 안 벌어졌을 것이다.”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wbaseball/news/read.nhn?oid=380&aid=00000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