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에반스(31)가 또 다시 두산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19일 KIA전 결승포에 이어 천금의 동점포로 팀의 6연승을 견인했다.
에반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4-7로 뒤진 7회 2사 1, 2루에서 통렬한 동점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네 번째 투수 최동환의 4구째 시속 144km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동점포였다.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온 한방이었다. 이후 두산은 김재환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두산이 9-7로 이기면서 에반스는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결승포의 주인공 김재환이 "내가 결승타를 쳤지만 에반스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소용이 없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에반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계속 팀을 이기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KBO 리그에는 외국인 타자들이 초반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kt 조니 모넬은 결국 퇴출됐다. 다린 러프(삼성), 앤디 번즈(롯데) 등도 부진하다 최근 부활했다.
에반스 역시 지난해 같은 경험을 했다. 에반스는 4월까지 타율 1할대, 1홈런에 허덕였지만 5월 타율 3할5푼1리 7홈런 21타점으로 극적인 부활을 이뤘다. 결국 시즌 타율 3할8리 24홈런 81타점으로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올해 에반스는 초반부터 잘했다. 타율 3할4리에 5홈런 15타점으로 괜찮게 출발했다. 그러나 5월 4홈런 10타점으로 4월 기록을 넘을 태세다. 에반스는 "원래 슬로 스타터였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다만 외인 동료 선수들에게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에반스는 "사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면밀하게 검토하고 선택했기에 분명히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라면서 "그러나 NC 재비어 스크럭스처럼 처음부터 잘 하긴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어 "러프가 살아난 것처럼 1~2타석으로 판단하지 말고 기회를 준다면 모두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첫 한국 무대에서 고전하는 외인들에게 전하는 유경험자 에반스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