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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 찜질방,사이렌이 울렸다.
게시물ID : sisa_6479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랑하기
추천 : 2
조회수 : 4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12 07:04:02
오피스텔 건물 화재의 잔상이 남아있는 관악, 
새벽 다섯시 어느 찜질방에서 오랫만에 땀을 빼고 있었다. 

아무리 잠이 없는 어르신도, 아무리 어른의 몇배의 체력으로 움직이는 미운 다섯살도  별 수 없이 잠든 그 시각, 

 애에에에앵~~~~~!  

귀를 찢는 사이렌소리. 움찔했지만 핸드폰 알람소리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  녹음된 목소리로

"손님여러분,손님여러분,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신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난 놀래버렸다. 한눈에도 그리 동작이 빠르지는 않을 것 같은 어르신들이 정확하게 출구를 찾아 엘리베이터를 탈 테세. 

나머지 젊은 사람들은 상황을 정확하게 알아보는 사람,각자의 일행을 살피는 사람,출구방향을 알려주는 사람들 등등, 순간적인 충격 속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침착하게 각자의 역할을 찾고 있었다. 

 이윽고 상황은 정리되었고,화재사실은 없이 사이렌 오작동인 것으로 밝혀져 찜질방 측에서 사실을 방송으로 알리고 손님들께 사과방송을 했다. 

 예전 같으면 "아 뭐야 잠 다 깼네"라며 짜증 냈을 테지만 그동안 대한민국은 이미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의 생각도 그랬고 불가마 내가 누운자리 옆의 엄니들 수다를 듣자라니 "그래도 화재났는데 오작동으로 안 울리는 것보단 백배 낫어~" 라는 말들이 오간다.  

조금 더 땀을 빼고 있다가 샤워하러 남탕로비(아시는가들. 판매대 있고 평상 있고 TV있는.)에서 평상에 올라있는 대여섯 분의 어르신들이 같은 정자세로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과 귀를 고정하고 있었다.

 TV에선 정치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여야 인물영입 난맥상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고 있었고, <'내란선동' 이석기, 선거비용 사기로 또 징역 1년> 이라는 뉴스가 당당하게(?)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내란범에 파렴치한 사기범의 그림이 추가되고 있었다.  

제발 그 어르신들의 눈빛이 거짓과 진실을,정치 모리배와 진짜 일꾼을 가려내는 형형한 눈빛이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는 어느 젊은이의 간절한 마음이 새벽 여섯시 어느 찜질방 샤워 물줄기를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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