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가 약 7년간 덕질을 해오면서 모아둔 굿즈가 거의 없어요 첫째로는 굿즈를 살만큼 깊게 판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워낙 평소에 뭘 모으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가 지난 달에 처음으로 서코를 가보면서 에리랑 우미 포스터 각 한 장, 마키 족자봉 2개를 사온 게 제 첫 굿즈였어요. 심지어 그나마도 벽에 붙여놓거나 걸어놓지도 않고 아직도 돌돌 말린 상태로 보관돼 있었죠.
근데 오늘 아버지께서 제 족자봉을 우연히 발견하시고서는 한숨을 쉬면서 얘기하시더라고요. "내가 너한테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닌데, 그야 니 돈으로 산 거긴 하지만 아빠는 똥빠지게 일하고 있는데… 제발 현실을 좀 봐라 현실을. 이게 뭐냐 대체." 이런 식으로 말하고 방을 나가시는데, 확 기분이 나빠지더라고요.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굿즈를 사모으면 내가 군대 가 있는 동안 부모님이 가져다 버려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요. 21살 먹고 인생 첫 굿즈부터 이러는데 이게 더 모여있는 걸 보면 분명 화부터 내시겠죠.
하아… 또 이상한 데서 부모님한테 혼나고 와서 쓰는 푸념글이었어요 착잡하네요… 이런 글이라도 읽어 주신 분들께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