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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녹색을 쓰든 말든 서는 데가 다르니 풍경도 서로 다릅니다
게시물ID : sisa_6471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로서기
추천 : 14
조회수 : 105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6/01/10 1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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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녹색을 쓰든 말든

서는 데가 다르니 풍경도 서로 다릅니다

녹색당입니다. 일본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 털어내기, 북한의 핵실험, 새누리당에서 새어나오는 핵무장론,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설, 유치한 남북 쌍방의 확성기 방송 등 (저희가 함축한 바) ‘여권연대’로 동아시아 평화가 어지럽고 연초부터 뒤숭숭한 나날입니다. 그래도 이 난국을 극복하며 존엄하고 평안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건승을 기원합니다.

 

조금 난데없는 일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며칠 사이 “안철수 신당이 녹색 계열 색을 사용하던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당내외 문의가 잇따랐습니다.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특히 ‘상대적으로 큰 정치세력이 색깔 선택을 무례하게 한다’는 분들의 화와 우려를 삭이려 이렇게 입장을 밝힙니다.

 

안철수 신당(이제 ‘국민의당’)이 어떤 상징색을 쓸지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크게 다른 색으로 바꿀지, 색상 코드를 섬세하게 바꾸기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색을 쓰든 저희는 개의치 않습니다.

 

국민의당이 녹색 사용을 검토하는 이유로는 달리 쓸 색깔이 별로 없다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등은 다른 정당들이 다 쓰고 있고, 해산된 당의 보라색을 차마 고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안철수는 역시 핑크지” 하는 것도 다소 모험일 수 있겠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그 당의 자유입니다.

 

저희는 녹색당입니다. 지난 총선 이후 자의에 반하여 이름을 잃어버렸다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전세계 90여개 국가에서 녹색당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으로 오염시킨 녹색의 본질과 의미를 다시 살려 당명에 어울리는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참고: 2015년 녹색당 카드뉴스). 그리고 웹기준 R98 / G187 / B70, 인쇄 기준 C65 / M0 / Y100 / K0 입니다.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에 대한 평가를 떠나, 저희는 ‘안철수현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숙고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너무 심하게 보수적이라 거부감이 들고 더불어민주당에도 모종의 이물감을 느끼는’ 광범위한 대중이 있습니다. 다당제를 지향하는 녹색당은, 양당제로 고착화되는 판을 흔들어보고자 하는 그분들의 심리를 깊이 헤아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저희와 안철수신당은 양당제를 넘어서는 길을 매우 다르게 추구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뿌리 내리기’입니다. 이해관계와 고정관념에 길들여지지 않고, 당장은 작더라도 우선 뿌리를 깊게 내리고자 합니다. 사민당과 기민당이 차례로 탈핵을 수용하게 만든 독일 녹색당 등 유권자 지형은 물론 다른 정당까지 변화시키는 각국의 녹색당처럼 말입니다.

 

국민의당은 ‘잎 모으기’입니다. 물론 새싹들을 모으기는 벅차고, 현역 국회의원이 적을수록 국고보조금도 약소해서 그럴 겁니다. 하지만 ‘새정치’라면서 물갈이 대상으로 꼽히는 국회의원들도 모으고, 심지어 영입 인사의 비리 의혹으로 말썽이 나면서까지 그래야 합니까. 이건 ‘안철수현상’을 배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4대강공사 찬동인사로 꼽히는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을 영입한 것은 생명과 생태의 ‘녹색’을 퇴색시키는 행태입니다.

 

색깔이야 어떻든 양측은 서는 데가 다르니 풍경도 서로 달라지는 겁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했지요.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영원한 것은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다.” 이렇게 멋있는 녹색은 열려 있으며 누구도 독차지할 수 없습니다. 사상과 정책과 이름과 색상 모두가 녹색인 녹색당이, 녹색이 느리게 질주하는 험난한 가시밭길에서 가장 앞장 서 있을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숨통이 트이는 2016년, 대안의 숲을 이루고 전환의 씨앗을 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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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kgreens.org/commentary/6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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