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무한도전>에 들어와서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평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의식해야 했다. 5년 가까이 정형돈에게 ‘웃기지 않으니 하차하라’고 주문했던, 예능 역사상 가장 가혹한 팬덤을 보유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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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임이 끝난 뒤, 광희는 이번 추격전에 목숨을 걸고 임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추격전 소식을 알리는 기사 밑에 달린 네티즌 댓글 중 “광희야, 마지막 기회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웃으며 말할 수 있었지만, 바로 그 순간이 광희에겐 가장 절박한 성장의 신호가 아니었을까? 아이돌치고 이른 나이는 아니었던 스물세살 데뷔부터, 웃으며 제 치부를 광고해야 했던 토크쇼, 그리고 ‘하차 서명운동’까지 감내해야 했던 <무한도전> 합류까지, 광희에게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던 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때마다 광희는 보는 이들이 다 민망할 정도로 처절하게 제 앞에 놓인 벽을 기어올라왔다. 연말 시상식에선 꽃다발이 모자라 멤버들 중 유일하게 빈손으로 무대에 있었지만, 괜찮다. 특유의 절박함으로 <무한도전> 멤버들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쟁취한 것이, 세상 그 어떤 꽃다발보다도 의미가 있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