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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의 미국 금리 인상의 의미 (부제: 금융위기 극복의 10년사)
게시물ID : sisa_645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넥서스5
추천 : 2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06 14: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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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과 일본이 딜러와 포커를 치고 있다. 미국인 준 플라자 샌드위치를 먹고 배탈이 난 일본이 가장 먼저 페이스가 처지면서 소심한 베팅만 하며 근근히 버텨가는 중. 오늘따라 딜러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도 삶아먹고 왔는지 끗발이 장난아니다. 딜러의 파죽지세에 미국과 유럽의 주머니도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었다. 다들 '저 운빨이 언젠간 끝나겠지' 희망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게임은 서서히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셋다 나란히 오링이 될 참이다. 뭔가 전환점을 만들어내야한다! 하지만 어떻게? 

일본은 이미 멘붕상태. 아무런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 셋 중에 가장 모범생이었던 유럽. 누가 범생 아니랄까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대책을 세운다. 패가 안 좋으면 기본 배팅에 콜만 하던가 죽는다. 패가 좋을때에만 레이즈를 한다. 문제는 우주의 기운이 딜러에게 몰렸는지 자신에겐 계속 나쁜 패가 들어온다는 것. 유럽의 물주는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연합인데, 유럽의 잔고가 내려가니 가장 체력이 약한 그리스가 먼저 나가떨어진다. 밖으로는 딜러랑 싸우느라, 안으로는 그리스 처리하느라 유럽의 머리는 뽀개진다.

그런데 평소 창조경제를 신봉하는 미국은 기상천외한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자기 물주가 QE 라는 형님인데 아니 글쎄 이 형님이 창고에 총 1조 7,000억 달러를 쌓아두고 100$ 짜리 지폐로 담배불을 붙이는 분이라는 거다. 그 QE 형님이 보증을 설테니 외상으로 포커를 치자는거다. 당연히 모두가 "아니 이 사람아. 그런게 어딨어?" 라는 반응인데, 미국은 오히려 "나를 못 믿는거냐"며 당당하다. 백지 수표 하나 보여주며 믿어달랜다. QE 형님은 신용 빼면 시체라서 꼭 갚아준댄다. 심지어 이건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통보랜다. 지금부터 장부가 마이너스가 되어도 백지수표 한장 놓고 게임을 계속하겠단다. 그야말로 창조경제가 아닐 수 없다.

얼떨결에 게임은 속개되고 용가리 딜러의 끗발은 계속되었다. 유럽과 일본은 그야말로 빈사상태로 헤롱거리고 있고, QE 형님믿고 팍팍 배팅하던 미국은 별 힘도 못 쓰고 계속 패배, 급기야는 QE 형님의 잔고까지 다 털어먹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미국이 아니지. 다시 이빨을 깐다. QE 형님네가 사실 재벌가인데 둘째인 QE2 형님도 역시 6,000억 달러를 보유한 거부라는거다. 물론 이 형님도 자기랑 피를 나눈 사이이고 자기 부탁이라면 뭐든지 다 들어준댄다. 다시금 멤버들에게 동의 아닌 통보를 하고 게임을 계속한다. 또 오링이 난다. 또 QE3 형님을 끌어들인다. 이 분은 하도 돈이 많아서 잔고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알 수조차 없댄다. 머 이런 놈이 다 있어? 그래도 매 게임마다 400-850억달러 정도는 문제없이 빌려주실 분이랜다.

이쯤되자 유럽과 일본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 우리가 바보였네. 우리가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네. 우리가 게임의 룰을 충실히 따르는 동안 미국이 룰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엎어버렸네. 안 되겠다. 우리도 저 수법을 써야겠다. 안 쓰면 우리만 X된다!

근데 유럽은 물주가 여러명이라 자기들끼리 합의하는데에도 오래 걸린다. 한참을 지체하다가 겨우겨우 드라기라는 사람을 물주대표로 추대했다. 드라기는 유럽 선수에게 지령을 내린다. "야. 나 돈 많아. 정말 많아. 얼마나 많냐면..... 그냥 무한대로 많아. 걱정말고 팍팍 배팅하도록 해!"

일본도 거물 야꾸자 아베를 끌어들인다. 거품경제가 한창일 시절 일본 땅의 25% 를 소유했다는 전설의 주인공 아베는 그동안 백인들에게 무시당한 울분을 이번 기회에 털어버리고자 마음먹었다. 일본 전통의상인 하카마를 입고 일본도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아베는 그 자리에서 일본 포커선수에게 지령을 내린다. "양키들 다 쓸어버려! 돈은 내가 무한정 댄다!!" 

이렇게 포커 게임은 순식간에 개판이 되었다. "이게 무슨 포커야!" 우주의 기운을 모두 가졌던 용가리 딜러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뻥카를 밀어붙히는 3국의 기세에 드디어 용가리 딜러의 끗발은 꺾이고 전세가 슬슬 넘어가기 시작했다. 딜러가 여전히 가장 많은 판을 먹고 있긴 하지만 승률이 처음같지 않고 3국의 잔고가 빠져나가는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일본이 실수를 저지른다. 물주인 아베가 이 무한배팅의 본질을 50%만 이해하고 있었던 것. 미국과 유럽을 따라 팍팍 배팅하던 일본 선수. 문득 자기 칩을 보니 아베가 1차로 밀어준 돈을 거의 다 써가는 것이었다. 얼릉 아베한테 돈을 더 달라고 해야겠다. 그런에 아베의 생각은 달랐다. 이 무한배팅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눈앞에서 피같은 자기 돈이 자꾸 빠져나가는 걸 심정적으로 버티지 못했던 것. 꼭 이렇게 해야돼? 돈이 이렇게나 많이 필요해? 적당히 아껴쓰면 안돼? 라는 심정을 일본선수에게 넌지시 내비쳤다. 하는 수없이 일본 선수는 갑자기 소극적인 배팅으로 돌아섰고, 포커베테랑 미국과 유럽이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저 새끼 돈 떨어졌다! 이렇게 일본은 잠깐 반짝했다가 다시 포커레이스에서 뒤로 밀려났다. 

미국이 자기 칩을 보니 몇 판째 변화가 없다. 아직 본전을 찾으려면 엄청나게 남았지만 이제 기세는 완전히 자기 쪽으로 넘어왔다. 용가리 딜러의 미친 운빨은 다 소진된 것으로 보이고 이제부턴 누구와도 겨뤄볼만한 판이 되었다. 몇 테이블을 보니 중국과 인도와 한국과 중동 애들이 따로 모여 포커를 치고 있다. 오호 저기 판을 좀 쓸어볼까나? 우선 QE 형님한테 더 이상 돈은 안 주셔도 될것 같다고 전하고 유럽과 일본에게 통보를 한다

"야. 너희들하곤 이제 재미없어서 고만 할래. 난 저 쪽 포커판으로 가볼께. 안녕~"
이게 바로 9년만의 금리 인상이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943912022350377&id=10000194765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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